[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한 해의 방송·연예계를 정리하는 각종 연말 프로그램들로 인해 방송가가 뜨겁다.
관례 행사와도 같은 연말 프로그램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그중 대표적인 방송인 홍백가합전(紅白歌合戰)에 아이돌 그룹 카라·소녀시대·동방신기가 31일 방송되는 홍백가합전에 나란히 출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에서의 한류 열풍을 대변하고 있는 이들 그룹의 출연 의미를 살펴보는 한 편, 이번 홍백가합전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홍백가합전이란?
홍백가합전(紅白歌合戰)은 일본 공영방송 NHK에서 1951년부터 매년 12월 31일 밤에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남녀 대항 형식의 음악방송이다. 한 해를 대표할 수 있을 만큼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인 가수들이 여성은 홍팀, 남성은 백팀으로 나뉘어 대결을 펼친다.
매해 1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의미로 다수의 일본인들이 시청하는 국민 방송으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가수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
출연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국 가수들
한국 가수로는 80년대 조용필·계은숙·김연자·패티김 등이 출연했으며, 보아·류·이정현·동방신기가 한류 열풍을 이끌며 2000년대 출연 명단에 올랐다.
2011년 12월 31일일 방송 예정인 홍백가합전에는 카라와 소녀시대가 첫 출연하며, 동방신기는 2년만이자 3번째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류의 새 물결' 인정 의미
카라와 소녀시대의 출연은 한류의 새 물결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로, 동방신기의 출연은 한류의 연결 고리라는 의미가 있다.
최근 10년 동안 보아와 동방신기가 일본에서의 한류를 이끌어 왔지만, 이들 외에는 국내 가수가 일본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일본에서 보아의 성공 이후 쥬얼리, 슈가, 천상지희 등의 걸그룹이 잇따라 현지 데뷔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월드스타 '비'도 일본 음반 시장에서는 스타가 되지 못했다.
류와 이정현의 출연은 한류 드라마 열풍을 대변하는 의미의 출연이었고, 보아 이후 가장 성공적인 일본 활동을 펼친 동방신기가, 자생적으로 홍백가합전 무대에 두 차례 올랐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여러 한국 아이돌들이 일본 시장에 안착해 '음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 냈고 그 중심에는 카라와 소녀시대가 있었다.
홍백가합전 출연 가수 명단은 음반 판매량 뿐 아니라 음악 장르, 가수의 연령, 사회적 이슈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되므로 이들의 출연 결정은 새로운 한류를 현지에서도 인정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12월 일본 오리콘지가 발표한 2011년 연간 랭킹(싱글앨범, 앨범, DVD, 블루레이 디스크 판매 매상 총합 기준)에서, 카라와 소녀시대는 4·5위에 나란히 오르며 현지 인기 가수 반열에 올랐음을 입증했다.
또한 동방신기는 2011년 발매한 앨범 '톤(TONE)' 30만장에 가까운 판매고를, 2010년 발매한 베스트 앨범이 58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일본에서 주류 가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홍백가합전 내에서 한류의 위치는?
매년 발표되는 홍백가합전 명단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출연자 중 결정되는 남녀 사회자, 그리고 출연 순서다. 어찌보면 홍백가합전 내에서도 출연자간의 서열이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다.
각 팀에서 인기 여배우 이노우에 마오와 보이 그룹 아라시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데뷔 29년차 엔카 가수 이시카와 사유리, 기무라 타쿠야 등이 속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스맙(SMAP)이 각조의 엔딩 가수를 맡았다. 인기 댄스가수 하마사키 아유미, 보이 그룹 NYC(엔와이씨)가 각조의 톱 타자(첫 주자)로 낙점됐다.
이중 카라가 배우겸 가수 도쿠나가 히데아키와 함께 2부 첫 주자로 발표돼 주요 가수 명단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카라는 2부의 첫 가수로, 이어 소녀시대와 동방신기가 2부의 5번째와 10번째 가수로 출연하게 된다.
카라는 '2011 스페셜 메들리', 소녀시대는 '지니(소원을 말해봐 일본 버전)', 동방신기는 'Why?'를 각각 부를 예정이다.
이번 홍백가합전 방송은 31일 오후 7시 15분부터 NHK 종합 채널에서 방송되며, 아쉽게도 국내에서 직접적인 시청은 불가능하다.
홍백가합전과 함께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한류의 새 물결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소녀시대, 카라, 동방신기, 윤아, 홍백가합전 출연표 ⓒ 엑스포츠뉴스DB, NHK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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