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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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자로 변신한 김광선 '복싱 부활은 꼭 온다'

기사입력 2004.07.16 00:28 / 기사수정 2004.07.16 00:28

박지훈 기자
 

최근 암울했던 복싱계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년 가까이 계속된 노챔프 시대가 지난 4월 지인진(30.대원체)의 화끈한 KO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부터다. 그가 차지한 WBC 페더급 챔피언은 침체기에 빠졌던 국내 복싱계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복싱이 부활했다고 하기에는 이르다. 우선 20-30대들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이종격투기 열풍도 복싱 부활을 가로 막고 있다. 또한 TV 중계나 스폰서의 부족도 큰 문제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을 타파하려면 어떤 방안이 필요할까? 최근 트레이너 그리고 복싱 해설자로도 맹활약 중인 전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김광선 씨의 얘기를 들어보자.


요즘 많이 바쁜 걸로 아는데...


실제로 그렇다. 지금 논현동에 위치한 도장을 운영하는데 복싱 도장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찾는다. 그러나 과거처럼 배고파서 복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위해서 찾는 사람이 많다. 복싱이 몸매 관리에 좋기 때문에 일반인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자주 온다. 영화 ‘올드보이’의 최민식이 우리 도장에서 훈련해 15 Kg을 뺀 덕분인 것 같다.


방송에도 자주 나온다.


지금 ‘몸짱 프로젝트’라는 건강 프로그램에 나오고 스펀지에도 출연하고 있다. 그리고 복싱 프로그램도 해설자로 나서고 있고 이번 아테네 올림픽 중계를 위해서도 출국할 예정이다.


말이 나왔으니까 그러는데 이번 올림픽의 대표팀 전망은 어떤가?


원래 우리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잘한다. 지금 플라이급 김기석(서울시청), 밴텀급 김원일(한체대), 페더급의 조석환(상무), 라이트급의 백종섭(대전체). 이 4명 정도가 금메달이 유력한 상태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게 본인 실력도 중요하지만 거의 하늘이 만들어 주는 것이라 보면 된다. 올림픽은 프로와 달리 4년마다 한꺼번에 6 시합을 치르기 때문에 변수가 작용한다. 부상 위험도 크고 프로와 달리 규제도 많기 때문에 강력한 우승후보가 금메달을 못 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 올림픽에 금메달을 많이 따오면 침체되어 있던 국내 복싱계도 살아나지 않을까?


그건 당연하다. 음식에도 유행이 있듯이 스포츠에도 주기가 있다고 본다. 지금은 이종격투기가 인기가 있고 복싱이 침체기에 빠져있지만 조만간 부활하리라 본다. 실제로 현재 침체되었던 일본 복싱계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세계 메이저 단체 중 하나인 WBC(World Boxing Council)가 파산했는데 우리에게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자세히는 모르지만 재정적 파산이기 때문에 단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마 WBC에서 새롭게 프로모션이 꾸려질 것이다. 워낙 큰 기구니까 절대 없어지지는 않는다. 최근 새롭게 기구들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 오히려 없어진다는 건 말이 안된다.


지금 이종격투기가 예전 복싱이 받던 스포트라이트를 다 가져가 버렸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생각하기에 이종격투기는 한계가 많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종격투기는 사람 하나 죽으면 끝이다. 그만큼 위험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하물며 복싱도 하다가 사람이 죽는데 무규칙이면 더 위험하다. 그리고 이종격투기는 공영방송에서는 방영될 수 없다는 점도 핸디캡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선수 생활을 오래 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경기를 하다가 코뼈가 나갔다고 생각해보자. 이종격투기는 권투와 달리 신체 접촉이 많기 때문에 수술을 해도 다음 경기 때 또 나간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그 다음에는 선수들이 안 나간다. 실제로 국내 격투기 대회에 사람이 없어서 선수들 실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이 점 때문이다. 오죽 하면 주최측에서 카자흐스탄이나 몽골 선수들을 영입해 키우자는 얘기가 나오겠는가.


복싱 부활을 위해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일까?


우선은 TV 중계를 잘 안 하는 점을 들 수 있다. TV에서 중계를 해주지 않으니까 선수들에게 스폰서가 붙지 않는다. 솔직히 선수들이 자신들의 회사 이름을 달고 나가 뛰어야 스폰서로서는 만족스러운 건데 그것이 안 되니까 문제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추어에 우수한 선수들이 많아도 스폰서가 없기 때문에 프로 전향을 포기한다. 그 점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실제로 아마추어 선수들은 정말 잘한다. 아마 프로로 오면 동양 챔피언 정도는 게임도 안 될 것이다. TV중계가 많아지면 우수한 선수들도 많아지고 잘하니까 국내 팬들도 관심을 가질 텐데 그 점이 아쉽다.



인터뷰가 끝나고 바로 방송 출연을 위해 바삐 자리를 뜨는 그를 보면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복싱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찾는 곳이 쇼 프로그램이든 건강 프로그램이든 가리지 않고 복싱 부활을 위해 열심히 뛰는 그를 보며 우리나라 복싱은 꼭 살아날 것이라 확신했다.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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