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창작 뮤지컬 '팬레터'가 중국과 일본의 시상식에서 9개의 상을 받았다.
2018년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대만에서 한국 팀의 오리지널 투어 공연을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팬레터'는 중국과 일본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올린 데 이어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지난 1월 8일, 중국 산둥성회대극원(山东省会大剧院)에서 열린 ‘2024 중국뮤지컬협회 연례시상식 영광의 밤(2024中国音乐剧协会年度盛典・荣耀之夜)’에서 '팬레터' 중국 라이선스 공연이 ‘인기 라이선스 뮤지컬상’을 포함해 총 7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중국뮤지컬협회 연례시상식 영광의 밤’은 중국뮤지컬협회(中国音乐剧协会), 폴리문화그룹(保利文化集团), 제남시문화관광국(济南市文化和旅游局)이 주최하고, 잡지 『중국 뮤지컬(中国音乐剧)』, 북경폴리극장관리유한공사(北京保利剧院管理有限公司承)가 주관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뮤지컬 시상식이다.
올해 시상식에는 28편의 뛰어난 뮤지컬 작품에 참여한 배우 및 제작진, 로랑 방(Laurent Ban)을 비롯한 해외 유명 뮤지컬 배우가 참석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정세훈 역의 서균삭(徐均朔)이 ’남우주연상’, 히카루 역의 류호염(刘浩冉)이 ‘여자신인상’, 이윤 역의 손예걸(孙礼杰)이 ‘남우조연상’을 받아 총 3명의 배우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서균삭은 '인터뷰', '넥스트 투 노멀' 등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 중인 중국의 가수 겸 뮤지컬 배우다. 류호염은 '맨 오브 라만차', '도리안 그레이', '틱틱붐' 등에서 열연했다.
'팬레터'는 한 해 동안 가장 사랑받은 라이선스 뮤지컬에 수여하는 ‘인기 라이선스 뮤지컬상’을 차지했다.
인물 김해진과 정세훈 역시 뛰어난 케미로 인기를 끈 캐릭터 듀오에게 수여하는 ‘인기 파트너상’을 받았다. 중국 창작진이 새롭게 선보인 무대미술이 ‘조명 디자인상’과 ‘무대 디자인상’ 트로피를 가져갔다.
상해문화광장(上海文化广场)이 제작한 '팬레터' 중국 라이선스 공연은 2022년 초연 이후 매해 재공연했다. 2024년에는 3월부터 8월까지 상하이를 비롯한 15개 도시에서 투어 공연을 펼쳐 약 4만 8천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 12월 17일에는 '팬레터' 일본 라이선스 공연이 ‘제17회 오다시마 유시·번역 희곡상(小田島雄志・翻訳戯曲賞)’에서 작품상과 번역상을 받았다.
‘오다시마 유시·번역 희곡상’은 일본의 번역극 진흥을 목적으로 영문학자 겸 번역가 오다시마 유시(小田島雄志)가 설립한 상이다. 번역의 우수성은 물론 공연 성과까지 고려해 해당 연도에 상연된 가장 뛰어난 번역극과 번역자를 선정하여 표창한다. 뮤지컬 '팬레터'는 작품상을 받는 동시에 번역자인 기무라 노리코(⽊村典⼦)가 번역상을 수상했다.
'팬레터'는 오는 2월 6일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東京ミッドタウン日比谷) BASE Q HALL에서 열리는 ‘뮤지컬 어워즈 도쿄(Musical Awards TOKYO)’에서도 3개 부문 수상 후보에 올랐다.
‘뮤지컬 어워즈 도쿄’는 올해 처음 신설된 시상식으로, 일본 내 뮤지컬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일본에서 공연된 뮤지컬 작품과 창작자, 배우, 스태프의 공적을 가려 표창한다. '팬레터'에서는 정세훈 역의 카이호 나오토(海宝直人)가 주연배우상, 히카루 역의 키노시타 하루카(木下晴香)가 조연배우상, 번역자인 기무라 노리코가 번역상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팬레터' 일본 라이선스 초연은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 토호(TOHO)가 제작했다. 2024년 9월 9일부터 30일까지 도쿄 중심부에 위치한 약 600석 규모의 시어터 크리에(Theatre Creation)에서 공연한 후 10월 4일부터 6일까지 효고현립예술문화센터(兵庫県立芸術文化センター) 중극장에서 투어 공연을 진행했다.
일본 공연은 한국 오리지널 공연의 네 번째 시즌 대본과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새로운 연출과 무대 미술을 도입했다. 일본 공연계의 거장 쿠리야마 타미야(栗⼭⺠也)가 연출을 맡아 연극적인 요소를 강조한 무대는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우리 문학을 지키고자 애쓴 한국 문인들의 이야기인 만큼, 일본 프로덕션에서도 창작진과 출연진에게 역사적 배경 지식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여 작품의 메시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뮤지컬 '팬레터'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천재 작가 김유정과 이상, 그리고 순수문학단체 구인회의 일화를 모티프로 삼은 뮤지컬이다. 천재 소설가 김해진과 그를 동경하는 소설가 지망생 정세훈, 비밀에 싸인 작가 히카루를 주축으로 문인들의 예술혼과 사랑을 매혹적으로 그린다. 2016년 성공적인 국내 초연 이후 현재까지 네 시즌을 거치며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잡았다.
한국을 넘어 대만, 중국, 일본에서 아시아 관객을 사로잡은 '팬레터'는 2024년 11월 4일 런던에서 영어 버전 쇼케이스를 올리며 영미권 진출에도 시동을 걸었다.
창작 뮤지컬의 해외 진출과 유통을 촉진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4 K-뮤지컬로드쇼 in 런던'의 지원을 받아 영국 런던 릴리안 베일리스 스튜디오(Lilian Baylis Studio)에서 약 40분 간 하이라이트 공연을 선보였다.
영국 현지에서 활동 중인 스태프와 배우들로 프로덕션을 구성했으며, 한국의 시대상이 담긴 작품 정서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아시아계 배우들로 팀을 꾸렸다.
일본과 중국에서의 수상을 계기로 '팬레터'는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병원 라이브 대표는 “이번 수상은 '팬레터'의 예술성과 세계 무대로의 확장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성과다. 앞으로도 다양한 국가의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겠다”라고 전했다.
사진= 라이브, 중국뮤지컬협회, 토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