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뤼트 판 니스텔로이 현 레스터 시티 감독과 함께 지냈던 함부르크 시절을 돌아봤다.
당시 17세 유망주였던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클럽에서 뛰었고, 네덜란드 국가대표로 두 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와 한 번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참가했던 전설적인 공격수 판 니스텔로이를 보고 얼어붙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손흥민은 당시 판 니스텔로이가 유독 자신을 잘 챙겨줬다며 그의 배려에 눈물을 흘린 사연을 소개했다.
글로벌 스포츠 방송사 'TNT 스포츠'는 지난 14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과 진행한 짧은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인터뷰 진행자는 손흥민의 함부르크 시절 유니폼과 사진을 가져와 손흥민에게 물품 혹은 사진과 관련된 기억을 묻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영상 속에는 손흥민의 유니폼 외에도 한국이 4강 신화를 이뤄냈던 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입었던 유니폼이나 박지성의 국가대표팀 유니폼 등도 보였다.
'TNT 스포츠'의 진행자가 손흥민에게 보여준 사진은 과거 함부르크에서 손흥민가 판 니스텔로이가 함께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그 밑에 판 니스텔로이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작성했던 손흥민을 칭찬하는 글귀가 합성된 사진이었다.
두 사람은 손흥민이 햇병아리 유망주였던 2010년부터 2011년까지 함부르크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손흥민은 한국이 주목하는 초신성이었고, 판 니스텔로이는 커리어 말년을 보내고 있는 베테랑 공격수였다. 그러나 16살 차이인 손흥민과 판 니스텔로이는 나이의 장벽을 허물고 절친한 동료로 지냈다.
판 니스텔로이는 손흥민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손흥민의 재능을 확인했고, 향후 손흥민이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손흥민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나의 팀 메이트 손흥민, 18세고 엄청난 재능을 보유했다! 그를 주목하라"는 말로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이후 판 니스텔로이는 말라가CF(스페인)로 떠날 때까지 손흥민의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
손흥민은 사진을 보고 웃더니 판 니스텔로이를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했다.
손흥민은 "난 함부르크 유스팀에서 시작했고 17세에 1군으로 콜업됐다. 당시 나는 라커룸에 굉장히 일찍 갔는데, 이내 그가 들어오자 그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정말 떨렸다. 라커룸에 앉아 있던 나는 그가 들어오는 걸 보고 벌떡 일어났다. 악수를 하고 안부 인사를 나눴다"며 판 니스텔로이를 처음 보고 굉장히 떨렸다고 고백했다.
손흥민은 이어 "난 믿을 수 없는 프리시즌을 보냈지만 불행하게도 발이 골절됐다. 다음 날 우리는 팀 사진을 찍어야 했는데 나는 목발을 짚고 나갔다. 그때 그는 나에게 '우리는 널 기다릴 거야'라고 말했고, 나는 울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정말 그런 월드 클래스 선수이자 세계적인 스타가 그런 말을 해주는 게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에게 판 니스텔로이는 단순히 한 명의 동료가 아닌 그 이상의 존재였다.
손흥민은 "그는 내게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와서 말하라고 했다. 그는 우리 아버지 같았다. 나에게 조언을 정말 많이 해줬고, 당시에도 그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의 퀄리티를 보유한 선수였다. 난 그에게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손흥민은 끝으로 "그는 이제 레스터의 감독이다. 그를 다시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며 오는 26일 레스터전에서 판 니스텔로이와 재회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TNT 스포츠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