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1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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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벤탄쿠르 미친 브로맨스, "너와 함께해" 응원→"모든 게 괜찮아" 화답…인종차별 갈등도 넘었다

기사입력 2025.01.10 10:23 / 기사수정 2025.01.10 10:23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지난 여름 불거졌던 인종차별 논란에도 손흥민과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우정은 여전히 두텁다. 손흥민이 뇌진탕 증세로 병원에 실려간 벤탄쿠르를 위로했다.

토트넘 홋스퍼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4강 1차전서 전반전 6분이 진행되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를 시도하던 벤탄쿠르는 잔디 위로 고꾸라졌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인식하지 못했고, 손흥민의 패스에 이은 도미닉 솔란케의 슈팅까지 나온 후에야 이를 알아차렸다.

주위에 있던 선수들이 다급하게 메디컬팀을 불렀고, 경기는 약 11분 정도 중단됐다. 토트넘은 빠르게 브레넌 존슨을 준비시켰고, 벤탄쿠르는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번 사고에 대해 영국 더선은 "벤탄쿠르는 머리로 공을 받으려 했으나 착지할 때 이상한 자세로 쓰러졌다. 공을 잡기 위해 낮게 몸을 던졌지만 놓쳤고, 잔디에 닿으면서 오른팔에 부상을 입은 듯하다. 떨어진 자리에서 꼼짝 못 한 벤탄쿠르에게 페드로 포로가 다라려가 회복 자세로 눕히고, 혀를 움직여 숨을 쉴 수 있게 도왔다"면서 "벤탄쿠르는 장기간 치료를 받았고, 들것으로 옮겨질 때는 산소호흡기까지 달고 있었다. 30분 후에도 있었던 벤탄쿠르는 추가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레드마스는 "벤탄쿠르는 기절 전에 희미한 증상이 있었다. 근처에서 촬영한 영상이 SNS에 공개됐고 벤탄쿠르가 리버풀 풀백 코너 브래들리와 몸싸움을 벌이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벤탄쿠르는 주심에게 페널티킥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브래들리의 몸에 살짝 기댄 채 눈의 초점을 잃은 상태로 서 있었다. 그리고 직후 홀로 쓰러졌다"고 전했다.


벤탄쿠르가 쓰러지고 곧바로 응급조치가 이뤄졌다. 라두 드라구신이 처음 발견했고, 근처에 있던 페드로 포로가 달려와 벤탄쿠르의 기도가 막히지 않게 혀를 빼냈다.

중계 방송사는 벤탄쿠르가 쓰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축구장에서 큰 사고가 잃어났을 경우 중계로 보는 시청자들을 위해 보통 상황이 발생해도 촬영하지 않는다. 선수들도 벤탄쿠르의 주위를 둘러싸 쓰러진 모습을 보지 못하도록 막았다.



경기 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의 부상 상태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추측하고 싶지 않다. 내가 아는 건 벤탄쿠르에게 의식이 있었다는 거다. 머리를 다친 거였고, 동료들이 걱정할 정도로 심각해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벤탄쿠르가 그렇게 쓰러지는 걸 보는 건 당시 선수들에게는 꽤 괴로운 일이었을 거다. 역경에 대처하면서 선수들은 그저 스스로를 가다듬었고, 정말 잘 대응해줬다"고 덧붙였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도 벤탄쿠르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손흥민은 자신의 SNS에 "오늘 밤 우리의 경기력은 자랑스러웠고, 응원도 강렬했다"며 선수들과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도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먼저 벤탄쿠르의 쾌유를 기원한다. 우리는 너와 함께한다"는 글을 올렸다.

다행히 벤탄쿠르는 의식을 되찾았다. 토트넘은 구단 공식 SNS를 통해 "벤탄쿠르는 의식을 찾았고, 말도 할 수 있다. 추가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벤탄쿠르도 자신의 SNS를 통해 엄지를 치켜올린 채 찍은 사진을 올리며 "모든 것이 괜찮다! 메시지를 보내줘서 감사하다! 토트넘의 승리를 축하한다!"는 말을 남겨 토트넘 팬들을 안심시켰다.



손흥민과 벤탄쿠르는 지난 여름 발생한 인종차별 사건에도 불구하고 두터운 우정을 이어나가고 있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진행자로부터 '손흥민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손흥민과 관련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결국 벤탄쿠르는 지난해 11월 맨체스터 시티전을 시작으로 프리미어리그 6경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카라바오컵 8강전까지 7경기를 결장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행동을 일찌감치 용서한 상태였다. 벤탄쿠르도 손흥민을 악의적으로 대한 게 아니었다. 손흥민이 2022년 안와골절을 당했을 때 손흥민을 위로해 준 사람이 바로 벤탄쿠르였다.

2023년 벤탄쿠르가 십자인대 파열로 장기간 이탈했을 때는 손흥민이 그를 위로했다. 손흥민은 "회복 중인 형제에게 힘을 달라. 너는 곧 돌아올 것"이라고 응원했다.



사진=연합뉴스,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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