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1500억 순식간에 공중분해!…무드리크, 샤라포바 같은 약물 복용→4년 출전 정지 위기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미하일로 무드리크가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위기다.

무드리크의 도핑 테스트 양성 반응 소식이 축구계를 흔들고 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유벤투스에서 뛰었고,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 주역으로도 활약했던 미드필더 폴 포그바가 지난해 도핑 테스트 결과로 인해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가운데 또다시 유럽 내 빅리그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트리뷰나'는 지난 17일(한국시간) "무드리크가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무드리크의 샘플A에서 금지 약물이 발견됐다. 이 샘플은 지난 10월 말에 채취됐다"면서 "샘플B도 곧 확인할 예정이며, 무드리크는 일정 기간 동안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고 독점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에 따르면 무드리크가 복용한 약물은 2016년 1월부터 금지된 멜도니움이다.

이 약물은 동유럽 국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도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인 러시아의 마리아 샤라포바도 이 약물을 복용했다가 자격 정지 징계를 당하면서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첼시도 이를 인정했다.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첼시는 잉글랜드축구협회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소변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된 무드리크에게 연락을 취했다"며 "첼시와 무드리크는 잉글랜드축구협회의 테스트 프로그램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무드리크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다"고 밝혔다.

첼시는 그러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무드리크가 금지된 약물을 고의로 사용한 적이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확인했다"며 "무드리크와 구단은 관련 당국과 협력해 양성 반응이 나오게 된 원인을 찾아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무드리크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잉글랜드축구협회에 제공한 샘플에 금지 약물이 포함되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하지만 나는 일부러 금지된 약물을 사용하거나 규정을 위반한 적이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팀과 긴밀하게 협력 중이다. 정말로 큰 충격을 받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무드리크는 2022-23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1월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우크라니아 출신 공격수 무드리크는 당시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상한가를 달리는 중이었다. 이에 첼시를 비롯한 여러 빅클럽들이 무드리크를 영입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 프리미어리그(PL) 팀들 중에서는 첼시와 같이 런던을 연고로 하는 아스널이 가장 적극적이었는데, 치열한 영입전 끝에 무드리크가 첼시를 선택하면서 무드리크의 첼시 이적이 이뤄졌다.

하지만 힘들었던 영입전이 무색하듯 무드리크는 첼시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22-23시즌은 반쪽만 뛰었던 데다 새로운 팀과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시간이었다는 핑계를 댈 수 있었지만, 2023-24시즌에도 부진이 이어지자 첼시 팬들은 무드리크가 실패한 영입이라고 확신했다. 무드리크는 2023-24시즌 7골 2도움에 그쳤다.



기록 자체가 엄청 나쁘다고는 하기 어렵지만 무드리크의 이적료를 생각하면 투자 대비 효율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첼시는 무드리크를 영입하기 위해 7000만 유로(약 1056억원)를 샤흐타르 도네츠크에 지불했고, 3000만 유로(약 452억원)의 옵션을 추가해 옵션 포함 총액 1억 유로(약 1508억원)라는 거액에 무드리크를 데려왔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조건도 아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첼시가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경우 무드리크의 옵션이 발동돼 샤흐타르에 추가로 3000만 유로를 지불해야 한다. 첼시는 최근 2~3시즌 정도는 부진을 겪었고 리그에서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은 7년 전인 2016-17시즌이었지만, 지난 2020-21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바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무드리크의 계약 기간이다. 첼시는 무드리크에게 최대 8년 반에 달하는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드리크가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려면 앞으로 6년 정도를 더 기다리거나 첼시가 위약금을 지불하고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 첼시의 한숨이 깊을 이유다. 가뜩이나 첼시는 무드리크의 부진으로 인해 측면 옵션이 하나 줄어든 것과 다름없는 시즌을 보내고 있었는데, 무드리크가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큰 고민을 안게 됐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에 따르면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지침에 따라 무드리크는 최대 4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고의적으로 약물을 투여한 게 아니거나 과실 여부에 따라서 제재가 2년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지만, 폴 포그바의 사례를 생각하면 팀 입장에서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포그바는 지난 시즌 우디네세와의 이탈리아 세리에A 개막전에 교체 출전했다가 경기 후 도핑 테스트에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대해 양성 반응을 보여 약물 투여 혐의를 받았다. 포그바 측은 약물 투여 여부를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포그바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에게 4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후 포그바가 고의로 테스토스테론을 복용한 것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CAS는 포그바의 징계 기간을 1년 6개월로 감면했다.

징계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포그바의 축구 인생이 크게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예상대로 포그바의 소속팀인 유벤투스는 11월을 끝으로 포그바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공백이 생긴 포그바는 전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다른 구단의 훈련장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드리크가 징계를 받을 경우 포그바의 사례는 무드리크가 따를 만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