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16 20:06
연예

'다만세'는 어떻게 민중가요가 됐나 [엑's 이슈]

기사입력 2024.12.16 14:20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집회 현장에 K팝이 울려퍼지고, 시민들은 응원봉을 드는 시대. 발매 17년이 지나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새로운 민중가요로 주목받고 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연일 열렸다. 특히 이번 집회는 응원봉을 든 2030 젊은 세대가 주축이 돼 K팝을 함께 부르며 모습으로 새로운 집회 문화를 만들어 해외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집회에 모여든 시민들은 분노를 쏟아내는 대신, 노래를 부르며 연대했다. 또한 저항의 노래대신, 대중가요를 함께 불렀다. 촛불집회에 각종 K팝 가수들의 노래가 흘러나왔고, 숙연한 분위기를 벗어난 집회에 5060 세대도 새 노래를 배우며 세대가 화합을 이뤘다.




현장을 채운 여러 K팝 노래 중에서도, 2007년 발매된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는 음원 차트 역주행 대열에도 합류했다. 지난 12일 국내 대표 음원 플랫폼 멜론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을 기점으로 일주일(12월 3∼9일)간 '다시 만난 세계' 청취자 수는 직전 일주일(11월 26∼12월 2일)보다 23% 증가했다. 겨울 시즌송도 아닌 17년 전 노래로는 이례적인 현상인 것.

'다시 만난 세계'가 흘러나오는 집회 현장에,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지난 9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다시 만난 세계'의 가사를 소개하다 울컥했다. 또한 '다시 만난 세계'는 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에도 울려 퍼졌고, 이때 현장에 모인 시민들이 함께 부르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노래는 현 시국과 맞물려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집회 현장에서 불리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부터다. 특히 2016년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농성을 진행하던 중, 출동한 경찰에 맞서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부른 것이 SNS를 통해 화제를 모으면서 본격적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당찬 소녀의 목소리를 담은 '다시 만난 세계는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 거야 / 다시 만난 나의 세계" 등 불안을 극복하며 나아가는 희망적인 내용의 가사로 밀레니얼 세대의 투쟁가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 원곡자인 소녀시대 멤버 유리와 서현도 목소리를 냈다. 유리는 최근 소통 플랫폼을 통해 "추운데 잘 지내고 있어? 소원봉(소녀시대 응원봉)들 너무 예쁘고 멋지더라. 감기 조심하고 든든히 챙겨입어야 해", "'다만세'가 울려퍼지는 것도 너무너무 잘봤어. 나도 매일 함께 듣고 있어"라고 반응했다.

이후 유리는 집회에 참여하는 팬들을 위해 국회의사당 인근 김밥집에 선결제를 하고, "다들 내일 김밥 먹고 배 든든히 해 안전 조심 건강 조심, '다만세' 잘 불러봐"라는 응원을 남겼다.

탄핵소추안 가결 후 서현은 자신의 SNS를 올렸다. 서현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인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표지 사진과 함께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 거야"라며 '다시 만난 세계' 속 가사 한 구절을 적기도 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SM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