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SSG 박종훈이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오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지난달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 지하1층 직원식당에서 열린 팬 자선 식당&카페 행사 '캐처테이블'. 행사를 주도한 베테랑 이지영을 포함해 12명의 선수들이 행사 내내 분주하게 움직였다. 베테랑 투수 박종훈도 주방과 홀을 오가며 팬들에게 음식을 제공했다.
이날 박종훈은 팀 후배인 조병현과 함께 차돌떡볶이를 선보였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떡볶이를 계속 만들어줬다. 간장 떡볶이도 만들어봤고, 좀 덜 맵게 떡볶이를 요리하기도 했다"고 미소 지었다.
음식을 모두 제공한 뒤에는 홀에 나가 팬들과 직접 소통하기도 했다. 자녀들과 함께 행사를 찾은 한 SSG 팬은 "박종훈 선수가 자리에 와서 아이들까지 자상하게 챙겨줘서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이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박종훈은 "팬들께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인데, 이렇게 음식을 대접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래서 더 잘하려고 했고, 더 열심히 준비했다"며 "첫 번째 타임 때 팬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았고, 두 번째 타임 때 더 요리를 잘 만들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SSG 랜더스가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 지하1층에 위치한 직원식당에서 자선 식당-카페 '캐처테이블'을 진행했다. 동료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박종훈. SSG 랜더스
SSG 랜더스가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 지하1층에 위치한 직원식당에서 자선 식당-카페 '캐처테이블'을 진행했다. 박종훈이 차돌떡볶이를 만들고 있다. SSG 랜더스
성적을 놓고 본다면 분명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올해로 프로 15년 차가 된 박종훈은 2024시즌 10경기 35이닝 1승 4패 평균자책점 6.94로 직전 시즌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계속 기회를 얻었으나 입지가 좁아졌고, 후반기에는 1경기 등판에 그쳤다.
박종훈은 '긍정 마인드'로 2025시즌을 준비하려고 한다. 그는 "올해 성적이 안 좋았는데, 그건 내가 이겨내야 하는 거니까 크게 걱정 없을 것"이라며 "솔직히 많이 기대한다. 내년에는 또 어떤 시즌일까 싶다. 솔직히 더 떨어질 곳도 없다. 빨리 다음 시즌이 왔으면 좋겠고, 또 빨리 공을 던지고 싶은 생각이 크다"고 밝혔다.
박종훈이 강조한 건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던질 때마다 자신을 많이 의심했는데, 이제는 편하게 하는 것 같다"며 "수술하고 복귀한 뒤 솔직히 좋은 시즌이 없었으니까 그때는 많이 의심했는데, 그러면서 나에 대한 자존감도 떨어지더라. 지금은 그런 생각이 없다. 내가 연습한 것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아쉬운 것과는 별개로 배운 것도 많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이런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계속 괜찮고 잘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어쨌든 그 시간은 지나갔고, (아쉬웠던 걸) 교훈 삼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7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경기 전 1,000관중 돌파 기념 행사가 진행됐다. SSG 박종훈이 사인볼을 던져주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8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1회초 SSG 선발투수 박종훈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지난 10월 31일 1:1 트레이드를 통해 오원석이 KT 위즈로 떠나면서 김민이 SSG에 합류했고, SSG로선 올겨울 마운드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민이 KT 시절처럼 불펜투수로 활용된다면 4선발, 5선발을 놓고 여러 선수가 경쟁해야 한다. 박종훈도 경쟁을 거쳐야 한다.
박종훈은 "경쟁에서 이기는 게 우선이다. 그 다음에 자리를 뺏기지 말아야 한다. 어렵진 않은 것 같다. 경쟁은 매년 해왔던 것이고, 그 경쟁에서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것"이라며 "다른 선수가 나타나서 좋은 성적을 내면 난 그걸 따라가야 하고, 잡아야 한다. 근데 그런 걸 너무 따라가려다 보니까 힘들어지고 자신을 의심하게 되더라.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잘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수술과 재활 혹은 부진으로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한 박종훈이었다. 하지만 팀도, 팬들도 여전히 박종훈을 믿는다. 박종훈의 책임감이 큰 이유다.
박종훈은 "(믿어주는 팬들이 많으니까) 너무 감사하다. 그러니까 날 의심하지 않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 한다. 나이가 적지 않은 만큼 새로운 걸 찾거나 발전시키는 것보다 내가 했던 걸 의심하지 않고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각오를 다졌다.
팀 성적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모든 선수들은 우승을 원한다. 우리 팀이 3위나 4위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없다. 누가 2위, 3위, 4위 팀을 알아주나. 다들 이름을 알리길 원하는 건데, 당연히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