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채현 기자) 아나운서 출신 백지연과 오은영 박사가 신경전을 벌였다.
27일 방송된 MBC ‘강연자들’ 첫 회에서는 전설적인 앵커 백지연이 9년 만에 친정인 MBC 무대에 올라 시청자와 청중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백지연과 MC 오은영은 연세대 선후배 사이.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오은영은 “백지연은 그 시절 연대의 ‘브룩 실즈’라 불릴 만큼 유명했다”며 학창 시절을 회상했고, 이에 백지연은 “캠퍼스에서 저 본 적 있으세요?”라며 기습 질문을 던져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오은영은 이에 대해 “의과대라 캠퍼스가 달라서 뵌 적은 없지만 소문은 익히 들었죠”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백지연은 ‘결국 해내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인생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며 MBC 뉴스데스크의 ‘최초, 최연소’ 여성 앵커로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전했다.
입사 후 5개월 차였던 그는 MBC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뉴스데스크 여자 앵커 공개 오디션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지만, 한 국장은 “네가 6개월을 버티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는 독설을 날리며 축하 대신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백지연은 “나를 믿고 밀어준 멋진 선배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버텼다”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백지연은 이어 자신의 삶에서 가장 큰 책임감을 느낀 대상이 어머니라고 고백했다. 강연 도중 무대 화면에 어머니의 성함이 등장하자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며, 데뷔 36년 만에 방송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
네 자매 중 막내로 태어난 백지연은 딸만 낳았다며 핍박받던 어머니에게 “열 아들 부럽지 않은 딸이 되어 드리겠다”는 다짐을 했던 어린 시절의 마음을 전해 청중의 마음을 울렸다.
또한 방송 최초로 싱글맘으로서의 애환을 털어놓은 백지연은 아침 뉴스를 선택한 이유가 어린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다고 고백하며 “새벽 3시에 출근하려고 집을 나설 때, 아들의 울
음소리가 멈출 때까지 현관 앞에서 귀를 대고 서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이 된 아들에게 “이제 엄마가 작고 힘없어 보일 수 있겠지만, 언제나 너의 등 뒤에 검지손가락을 대고 지켜주겠다”며 든든한 모성애를 전해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어 강연자로 나선 MC 오은영은 ‘결국 해내는 것’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며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도 실패할 때가 많다”며 자신이 전공을 선택할 때 “우리는 여자를 안 뽑는다”는 말을 듣고 좌절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오은영은 “결국 해내는 사람은 나 자신이어야 한다”며 청중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넸다.
한편 MBC '강연자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사진=MBC
윤채현 기자 js410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