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9.29 04:02 / 기사수정 2011.09.29 04:02
[E매거진] 맷 데이먼, 기네스 팰트로, 마리옹 꼬띠알, 케이트 윈슬릿, 주드 로, 로렌스 피쉬번 이름만 들어도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배우들이다. 이들을 단 한 편의 영화에 불러 모은 수장을 알게 된다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질 것이다.
영화는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 'MEV-1'로 인해 공포에 휩싸이는 군상들을 담고 있다. 지난 10년간 지구를 공포로 몰았던 SARS, A.I, 신종플루들을 떠오르게 한다. 직접 체험한 경험들이 있었기에 영화 속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는 사실적이다. 그리고 다큐 같은 화면은 이를 더욱 현실감 있게 만든다.
알 수 없는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간략한 줄거리는 헐리우드의 대작들의 문법으로 해결 과정과 결말의 그림을 쉽게 그릴 수 있다. 그러나 '컨테이젼'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풀어나간다. 의문의 바이러스와 벌이는 주인공들의 극적 카타르시스는 없다.
주인공일 것 같았던 이들은 죽음으로 스크린에서 곧 하나 둘 사라진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눈물과 슬픔을 설명하지 않는다. 의례 등장하는 정치적인 암투와 연결고리들도 없다. 바이러스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시뮬레이션과 공황에 빠져가는 군상들을 보여줄 뿐이다.
맥거핀 'Macguffin'
속임수 혹은 미끼라는 의미를 지닌 서스펜스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이 만들어낸 영화의 극적 장치다. 관객들의 기대심리를 저버림으로 노리는 효과다. '컨테이젼' 역시 관객들로 하여금 '헛다리 짚기'의 노림수가 숨어있다. 기존의 것들, 관객들의 기대 심리를 하나 둘 비켜나간다. 상업영화의 명감독보다는 깐느영화제의 황금 종려상 수상감독의 역량이 느껴진다.
북미 첫 주 개봉 1위였지만 익숙함과 거리감을 둔 '컨테이젼'은 우리 관객들에게는 새로움 보다는 어색함이 클 것 같다. 그러나 다양성이라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명배우들의 절제된 연기와 색다른 영화에 대한 경험은 나쁠 것 같지 않다.
[글] 황하민 (영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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