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순간에 몰락해버린 '방탕한 천재' 델리 알리가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새로운 목표로 세웠다.
영국 스포츠바이블은 21일(한국시간) "알리의 미래가 새로운 전환을 맞이했다.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할 가능성도 커졌다"면서 알리가 마침내 실전 복귀를 눈앞에 뒀다고 전했다.
잉글랜드가 자랑하는 슈퍼스타였던 알리는 2014-15시즌 MK돈스에서 재능을 폭발시켰다. 리그 39경기에 출전해 16골9도움을 기록하며 차세대 미드필더의 탄생을 알렸다. 시즌 종료 후 토트넘으로 이적한 알리는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며 리그 33경기 10골9도움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2016-17시즌에는 '미들라이커'로서의 정점을 찍었다. 대선배 프랭크 램파드를 떠올리게 하는 천재성과 강력한 킥력, 탁월한 골 결정력으로 리그 37경기에 출전해 무려 18골 9도움을 기록했다. 중앙 미드필더였던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공격 포인트 수치였다.
알리는 손흥민,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함께 'DESK' 라인을 만들어 토트넘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2018-19시즌에는 토트넘을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이끌면서 최고의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이미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고 있었던 알리는 급격하게 무너졌다. 2019-20시즌 리그 8골 4도움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알리는 2020-21시즌부터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고, 2021-22시즌 겨울 에버턴으로 이적했다. 2022-23시즌에는 튀르키예 명문 베식타스로 임대됐으나 자기관리에 철저하지 못한 모습으로 선수단에서 제외되는 등 몰락했다. 심지어 이 기간 동안 독주와 담배 등을 즐겼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알리를 향한 시선이 바뀐 건 지난해 7월 인터뷰 이후부터였다. 당시 잉글랜드 레전드 게리 네빌과 인터뷰를 진행했던 알리는 "난 6살 때 엄마의 친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엄마는 알코올 중독자였다"라며 "7살 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8살이 되자 마약을 팔았다"라며 충격적인 과거를 밝혔다.
이어 "난 아버지와 함께 지내기 위해 아프리카로 보내졌으나 아버지가 사라져 6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라며 "12살 때 입양됐는데 새로운 가족이 내게 해준 거 이상을 바라서는 안 되지만 언제든지 버려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열지 못하고 항상 좋은 아이인 척해야 했다"라며 불안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불우했던 과거사가 밝혀지면서 동정 여론이 커졌다. 알리도 "튀르키예에서 돌아왔을 때 치료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정신적으로 안 좋은 상태였기에 정신 건강, 중독,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재활 시설에 가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히면서 정신적으로 회복하기 위해 스스로도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에버턴에서 복귀 가능성을 보고 있었으나 2023년 안에 돌아오지 못했다. 1월 안에는 복귀할 것으로 보였지만 사타구니 부분에 또 부상을 입으면서 아예 수술대에 올랐다.
은퇴 기로에 놓였던 알리는 포기하지 않고 지난 시즌 내내 재활에 매달렸다. 그리고 마침내 복귀를 눈앞에 뒀다. 여름 프리시즌을 통해 복귀한 알리는 1군 선수단과 함께 훈련을 받아왔고, 복귀전을 치를 준비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바이블에 따르면 알리는 원대한 목표도 세웠다. 바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이다. 알리는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난 선수로서 내 수준과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며 "축구를 보는 것조차 힘들었다. 정말 힘든 일이었다. 지난 8개월은 정말 보기 힘들었다"고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이어 "휴대전화에 알림을 설정해놨다. 매일 11시에 '2026 월드컵'이라는 알림을 받는다. 지금은 그게 내 목표"라면서 "사람들은 내가 '1년 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고 하지만 난 신경 쓰지 않는다. 난 내 수준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제자리에 있고, 기분이 좋을 때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 안다"며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자신했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바이블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