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해리 케인 발언이 일파만파다. 손흥민을 데려오고 싶다는 바람을 독일 언론은 단순하게 보지 않고 있다.
"케인이 성탄 선물을 요구했다"며 뮌헨 단장인 막스 에베를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할 정도다.
케인이 손흥민을 찾았다. 20여년 토트넘 생활을 마치고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했지만 다시 찾은 선수는 결국 손흥민이었다.
둘은 토트넘에서 '손케 콤비'로 불리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2년사 최강의 '원투펀치'로 이름을 날렸다.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케인이 어시스트를 하는 경우, 케인이 득점포를 터트리면 손흥민이 이를 돕는 경우가 47회에 달한다. 첼시 레전드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파드가 기록했던 36회를 훌쩍 뛰어넘어 프리미어리그 통산 1위다.
독일 '바바리안 풋볼 워크스'가 손흥민 찾는 케인 이야기를 전했다. 매체는 16일 "케인이 한 팬포럼에 나서 토트넘 선수 중 뮌헨에 데려오고 싶은 한 명으로 손흥민을 꼽았다. 케인 답변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독일 유력매체인 빌트도 손흥민을 언급했다. 빌트는 "케인이 한국의 '폭풍-스타' 손흥민을 원한다"며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다. 막스 에베를 뮌헨 단장이 어떻게 생각할지 주목된다"고 했다.
케인이 우승트로피를 위해 지난해 여름 이적료 1700억원(추정)에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듀오는 해체된 상태다.
그러나 둘 다 각자 소속팀에서 미소 짓지 못했다. 케인은 참가하는 대회마다 계속 떨어졌다. 뮌헨은 12년 만에 무관 수모를 당했다.
손흥민도 토트넘이 케인 대체자를 마련하지 않아 스트라이커로 뛰는 등 고전했다.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2년 연속 놓쳤다.
둘이 서로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독일 국가대표인 레로이 자네와 세르주 그나브리, 그리고 프랑스 대표인 킹슬리 코망이 '그코사'인데 3명 연봉이 900억원에 달하지만 합쳐서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8골에 불과하다.
연봉 180억원에 불과하고 분데스리가보다 수준 높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부상 악재 속에 5골 6도음을 기록, 10-10을 향해 가고 있는 손흥민의 가성비가 생각날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사미 시몬스라는 21살 네덜란드 국가대표를 원하지만 경쟁이 심해 영입을 장담할 수 없다. 대안으로 당장 2~3년 뛸 수 있는 손흥민이 급부상하는 이유다. 시몬스를 데려오려면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이적료가 필요하지만 요구되지만 손흥민은 내년 여름 이적료 쓰지 않고도 어느 구단이나 갈 수 있다. 토트넘이 현 계약서에 첨부된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손흥민의 뮌헨행은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토트넘과 4년 재계약을 맺어 내년 여름에 계약이 만료된다. 계약에 1년 연장 옵션이 있어 영국 언론에서 오래전부터 이를 언급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계약 종료를 7개월 앞둔 지금까지 이를 발동하지 않고 있다.
이미 독일 무대를 경험했다는 점도 손흥민과 뮌헨의 연결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손흥민은 지난 2009년 독일 함부르크로 축구 유학을 떠났으며 1년 뒤 성인팀에 합류해 3년간 맹활약했다. 이어 중상위권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2년을 뛰고 2015년 토트넘에 합류했다. 독일 문화와 언어 습득이 다 끝난 것이다.
독일 빌트도 이 점을 주목하며 손흥민이 "독일어에 능숙하고 양발도 잘 쓴다. 케인이 바라는 공격수"라며 "케인은 경기장 밖에서도 손흥민이 훌륭하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케인은 올봄에도 손흥민을 떠올린 적이 있다. 케인은 지난 4월 마인츠전에서 3골 1도움을 폭발하면서 뮌헨의 8-1 대승을 이끈 뒤 자신이 어시스트를 올렸던 자말 무시알라의 골을 가리키며 손흥민을 떠올렸다.
그는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난 이런 플레이를 펼치곤 했다. 그래서 무시알라와 비슷한 얘기를 나눴고 오늘 바로 똑같이 해냈다. 내 커리어 최고의 어시스트 중 하나일 것이다"라고 할 정도였다. 자신의 최고 어시스트 순간 손흥민을 떠올렸다.
손흥민은 20일 리그컵 맨유전에서 후반 막판 코너킥을 직접 골로 연결하는 묘기를 펼쳤다. 뮌헨이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증명했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