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배우 정은채가 척박한 세월을 견디며 강인해진 경희로, 틀에서 나와 자신을 알아가는 여성으로 변신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Apple TV+ 시리즈 '파친코' 시즌2에 출연한 배우 정은채, 김성규와 엑스포츠뉴스가 만났다.
거대한 스케일의 서사를 따뜻하게 담아낸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린다.
이번 시즌2에서는 1945년 오사카를 시작으로, 2차 세계 대전의 위협이 목전에 다가온 상황을 살아가는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으며 작품에는 1945년의 일본과 한국이 그대로 표현됐다.
정은채가 연기한 경희는 '파친코' 시즌1에서 조용했던 인물이지만 이번 시즌2에서부터 더 큰 활약을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김성규는 새로 합류해 경희, 선자 가족과 새로운 관계성을 쌓아가는 인물인 창호를 연기했다.
정은채는 "'파친코' 시즌1이 전세계적으로 사랑과 응원받은 작품이 됐다. 좋은 평을 받아 시즌2가 제작돼 기쁘다. 팬의 입장에서도 반갑다"며 "많은 캐릭터의 서사와 확장된 이야기들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출격 소감을 전했다.
시즌1의 경희와 시즌2의 경희 사이에는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배우들도 자연스럽게 성숙해진 내면과 세월의 흐름에 따른 외모 변화를 이뤄내야 했다.
이민호는 앞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초기 준비 단계에서 김민하와 정은채가 분장한 모습을 보는데 할머니 두 분이 계시더라. 놀랐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전해들은 정은채는 "그건 테스트 촬영 때 이야기 같다"면서도 이민호에게 배신감(?)을 느낀듯 슬쩍 웃음짓기도.
정은채는 "외형적으로도 세월을 표현해야했다. 그런데 동양인의 얼굴 표현은 서양인과 좀 다르다. 분장에 공을 들이고 시도도 많이 했다"며 "처음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분장을 시작해 조금씩 덜어내는 작업을 거쳤다"고 이야기했다.
배우들과 제작진의 노력 덕에 '파친코' 시즌2에는 정은채 뿐 아니라 김민하, 이민호 등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성숙미를 볼 수 있다.
정은채 또한 "시즌1의 모습들도 어딘가 남아있는 각자의 색과 매력이 공존하는 모습으로 변신했다"며 "첫 분장테스트 하고 집오는 길에 멜랑꼴리했다. 정말 어려운 감정이다. 처음에는 엄마랑 닮은 거 같다는 농담도 했는데, 이게 이렇게 되는구나 싶었다. 정말 리얼해 신기하면서도 울적한 기분을 느꼈었다"며 세월을 건너 본 소감을 전했다.
시즌1과 시즌2의 경희는 뭐가 달라졌을까.
정은채는 "시즌1 경희는 아직 단단하지 않은, 순진하기도 하고 세상물정을 모르는 유약한 캐릭터로 소개가 됐다. 아마 (7년 간의 세월 동안) 자신을 내려놓고 견딘 거 같다. 그 세월을 단단함으로 인간적으로 표현하며 조금 더 성장한 어른의 모습을 연기하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경희와 깊은 호흡을 맞추는 창호 역의 김성규 또한 "정은채는 멋있는 배우"라고 이야기했다. 김성규는 "정은채는 본인만의 분위기가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알아갈수록 다른 배우들과 지내는 모습들도 그렇고 절 끌어주는 모습도 있고 제가 알지 못했던 부분을 봤다. 경희랑 잘 맞더라. 보기와 다르게 강한 여인"이라고 덧붙였다.
경희는 시즌1에서 처럼 살아야 하는 대로 사는 여인이 아니다. 더욱 강해지고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알아가며 성장한다.
정은채는 "시즌2의 창호로 누가 올지 많은 배우들이 기대했었다"며 "케미스트리 오디션 현장에 김성규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찰나의 이미지와 느낌을 보고 '이분이 되시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느껴졌다"며 김성규와의 케미를 본능적으로 느꼈음을 강조했다.
경희는 선자의 남편인 이삭(노상현)의 형인 요셉의 아내지만, 시골에서 함께 생활하던 창호에게 끌림을 느낀다.
정은채는 "'파친코' 인물들은 사랑하는 방식이 각자의 생존방식과 닮아있다. 모든 캐릭터가 '생존가'와 '몽상가'로 나뉜다. 경희도 한 가지 선택을 한다"며 "그렇지만 인간은 늘 두가지 마음을 겸한다. '파친코2'에서는 다른 본능과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 그려진 거 같다"며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이야기했다.
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으로 연기를 한다. 하면서도 어렵고 스스로도 답 내리지 못한 상태였다.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실제 나였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작가님과 시즌2 대본을 주고받으며 많이 이야기 했었다. 농담처럼 난 사랑을 선택할 거라고, 경희처럼 못 살 거 같다고 이야기했었다"고 덧붙였다.
정은채 '파친코2'가 모두가 공감할 보편적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몽상가와 생존가. 선택의 기로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현재의 난 누구인가를 알아갈 수 있는 작품이다"라고 밝혔다.
경희와 창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세계적인 파급력을 자랑한 '파친코'의 시즌2 결말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파친코2'는 23일 에피소드1 공개를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총 8개의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사진 = Apple TV+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