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선발투수 박세웅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반등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 선발투수 박세웅은 올해 경기력 난조를 겪고 있다. 기복을 줄이지 못해 고전 중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원인을 지적하면서도 기대를 놓지 않았다.
박세웅은 올해 총 22경기 123이닝에 등판해 6승8패 평균자책점 5.34를 빚었다. 전반기 17경기 94이닝서 6승6패 평균자책점 5.36에 그쳤고, 후반기에도 5경기 29이닝서 2패 평균자책점 5.28로 흔들렸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9일 KT 위즈전서도 마찬가지였다. 초반부터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KT 타자들에게 난타당했다. 4이닝 12피안타(1피홈런) 5볼넷 1탈삼진 8실점(7자책점), 투구 수 79개를 남긴 채 물러났다. 6-10 패배로 패전투수가 됐다.
김태형 감독은 2회말 직접 마운드에 올라 박세웅에게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튿날 김 감독은 "박세웅에게 똑바로 던지라고 했다"며 "본인이 제일 답답할 것이다. 심장이 약한 것 같다"고 짚었다. 김 감독은 "나름대로 승부하러 들어가는데 잘 안 되는 것 같다.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 타자를 속이려 하지만 안 되더라"며 "계속 볼만 던지다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는데 공이 다 안으로 말려들어갔다. 그러니까 맞는 것이다"고 평했다.
이어 "확실히 자기 공만 던지면 되는데 (이런 모습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선발투수가 그런 투구 내용을 보이면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후 김 감독은 현장 취재진과 선발투수 찰리 반즈, 애런 윌커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다시 박세웅을 떠올렸다. 그는 "반즈랑 윌커슨 이야기할 게 아니다. 우리 박세웅이가 가장 문제인 것 같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롯데 자이언츠 선발투수 박세웅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김 감독은 "그냥 '네가 잘 던지든 못 던지든 너 안 볼게. 내가 그냥 다른 데 보고 있을게'라고 말하려 한다. 투구하다 자꾸 힐끗힐끗 벤치를 쳐다보더라"며 "내가 두 번 정도 뭐라고 했다. 물론 그것도 어떻게 보면 (박)세웅이는 신경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못 던지더라도 고개 좀 갸웃거리지 말라고 한다"며 "자꾸 (마운드의) 흙을 차며 흙 탓을 한다. 그러지 말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유가 있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가 그렇게 하면 벌써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나 불안해'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라며 "상대에게 맞더라도 마운드에선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 박세웅 정도면 구위 등 충분하지 않나.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공을 가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그런데 자꾸 스스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얼굴 벌게지고, 마운드 탓하면 되겠나. 감독 눈치를 볼 순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빵긋 웃어줄 수도 없다"며 "한 번씩 박수 치면서 '괜찮아 괜찮아' 해주는데 방긋 웃음은 안 나오더라. 나도 사람인지라 속으론 애가 탄다. 어쩔 수 없다"고 폭소했다.
겉으론 박세웅을 꾸짖는 듯했지만 못지않은 애정도 느껴졌다. 김 감독은 "박세웅이 좋을 때 보면 카운트 싸움을 정말 잘한다. 공이 그냥 팍팍 들어갔다가 또 확 떨어진다. 그러니 타자들이 속는 것이다"며 "도망만 다니다 (결정구를) 던지면 타자는 속지 않는다. 지금은 자신 있게 투구하다 그 공이 맞아 나가면 그다음부턴 안 던지려고 하는 것 같다. 그냥 던져도 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잘 던지겠지"라는 짧고 굵은 한마디로 말을 마쳤다. 이제 박세웅이 답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정규시즌 경기를 앞두고 국민의례를 준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