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wfastball] 6일 두산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습니다. 3-1로 앞선 8회말에 선발 니퍼트를 대신에서 등판한 이현승은 선두타자 이진영을 상대로 희귀한 공을 던졌습니다.
이현승 선수가 전광판에 70km/h 중반대의 속도가 찍힌 낙차가 아주 큰 그리고 아주 느린 공을 던지자 상대 타자 이진영 선수는 느린 공을 기다리지 못하고 타격폼이 무너지면서 타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본과 메이저리그에서는 이현승 선수가 던진 공보다 더 느린 초슬로우 커브인 이퓨스(Eephus)라는 구종을 구사하는 선수들이 간간히 있었습니다. 50~60마일/h 정도가 찍히며 7m 정도의 낙차를 보이는 초 슬로우 볼에는 거의 모든 타자들이 반응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땅볼을 기록하며 무너지는데, 문제는 장기적으로 그 공을 던지는 투수의 투구 매커니즘도 무너진다는데 있습니다.
6일 경기에서도 이현승 선수는 초슬로우볼로 이진영 선수를 잘 잡아냈지만, 이후 2타자에게 스트라익을 단 1개만 던지며 모두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습니다. 결국 타자의 타격자세를 완전히 무너뜨렸던 그 느린공이 자기 자신의 투구폼까지 완전히 무너뜨렸던 것입니다.
분명 140km/h 전후의 빠른공들만을 타격하고 그러한 공들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프로선수들에게는 70km/h의 '아리랑 볼'이 정말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느린공이 투수의 투구폼까지 무너뜨린다면 절대 쓸 수없는 무기가 되겠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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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현승 ⓒ 엑스포츠뉴스 DB]
김형민 기자 riceda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