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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뜻밖의 '만루홈런' 비결 공개합니다…"팬들이 '으아! 넘어가라!'라고 해주셔서"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7.04 08:32 / 기사수정 2024.07.0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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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투런포와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활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잠실, 최원영 기자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투런포와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활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잠실,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홈런 덕에 웃을 수 있는 하루였다.

두산 베어스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난타전 끝 13-8로 승리했다. 2연패에서 탈출하며 롯데의 6연승을 가로막았다.

양의지가 중심 타자이자 안방마님으로 빛을 발했다. 우선 타석에서 3타수 2안타(2홈런) 6타점을 자랑했다. 투런포와 만루홈런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양의지의 그랜드슬램은 올 시즌 리그 22번째이자 통산 1068번째, 개인 9번째다. 더불어 양의지는 10호, 11호 아치를 그리며 11시즌 연속 10홈런을 달성했다. 역대 리그 14번째이자 포수로는 4번째로 이룬 대기록이다.

'최초'로 역사에 이름도 새겼다. 양석환과 함께 잠실구장 한 경기 만루홈런 2개를 완성했다. KBO리그 출범 후 처음 나온 진기록이다.

양의지는 1-6으로 끌려가던 3회말 2사 1루서 타석에 섰다.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의 3구째, 121km/h의 커브를 노렸다. 비거리 115m의 좌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3-6으로 추격하는 점수를 만들었다. 9-8로 쫓기던 8회말 무사 만루서는 승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롯데 구원투수 박진의 2구째, 147km/h의 패스트볼을 강타했다. 비거리 105m의 우월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무려 13-8로 점수를 벌렸다.

주전 포수로서 투수 8명을 이끌기도 했다.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2이닝 6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한 뒤 김민규, 이영하, 김강률, 박치국, 이병헌, 최지강, 김택연과 호흡을 맞췄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타격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타격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경기 후 양의지는 11시즌 연속 10홈런에 관해 "알고 있었다. 잠실구장이 커서 홈런이 안 나와도 타율을 유지하려 노력 중이었다"며 "(박)세웅이 공은 잘 친 것 같았다. 패스트볼 타이밍에 나가다가 커브가 들어와 딱 쳤다. 이상하게 맞았는데 잘 넘어갔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다리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타구에 힘이 실린 듯했다. 기분 좋은 하루였다"고 덧붙였다.

9회 홈런에 대해서는 "운이었던 것 같다. 팬분들이 '으아! 넘어가라!'라고 해주셔서 진짜 홈런이 된 듯하다"고 힘줘 말했다.

양석환은 5회말 역전 만루홈런을 때려낸 뒤 포효하며 강렬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양의지는 홈런에도 비교적 조용한 편이었다. 관련 질문에 그는 "아니다. 나도 과격했다. 평소 손을 잘 안 드는데 이번엔 손도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잠실구장 최초 한 경기 만루홈런 2개 기록에 관해 양의지는 "리그 최초 기록에 이름을 올리게 돼 기쁘고 영광이다. 전반기 막바지 좋은 기록을 남긴 만큼 후반기에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근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양의지는 "방망이가 잘 맞든 안 맞든 타격코치님들과 자세, 타이밍 등을 계속 수정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폼을 바꾸는 등 이것저것 해봤는데 이번엔 그게 잘 정립돼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겉으론 똑같아 보이지만 발의 움직임, 손의 위치, 타이밍 잡는 법과 공 보는 방법 등을 조금씩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한 경기에서 투수 8명을 리드하느라 힘들진 않았을까. 양의지는 "알칸타라가 초반부터 아쉽게 무너지는 바람에 어려워졌다. 그래도 젊은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끌어주며 중요한 상황에 잘 막아줬다"며 "또, 주장 (양)석환이가 홈런을 잘 쳐줘 빨리 추격하며 역전까지 이룰 수 있었다"고 전했다.

8회초 1사 2루서 구원 등판한 신인 마무리투수 김택연이 우전 적시타,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며 흔들리자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양의지는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았다. 볼카운트를 잘 잡고 들어가야 하는데 계속 볼, 볼로 시작했다"며 "(김)택연이에게 네 공이 최고라고, 자신 있게 던지라고, 차라리 그냥 맞으라고 했다. 택연이는 패스트볼이 주무기이기 때문에 자신 있게 붙으라고 말했다"고 돌아봤다.

4일 잠실 롯데전을 끝으로 전반기가 막을 내린다. 양의지는 "개인적으로 여기저기 아파 쉬었던 시간이 많아 아쉽다. 하지만 우리 김기연이 잘해줘 좋다. 우리 학교에서 대형 포수가 또 한 명 나와 기분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양의지와 김기연은 모두 광주진흥고 출신이다.

양의지는 "어린, 젊은 투수들이 초반엔 정리가 잘 안 됐는데 지금은 중간에서 딱 자리를 잡고 맡은 임무를 너무 잘해주고 있다. 칭찬해 주고 싶다. 정말 대견스럽다"며 "앞으로 한 10년 동안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강해지지 않을까 싶다. 우리 투수들 중 국가대표 선수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후배들 칭찬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잠실,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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