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8.26 09:10 / 기사수정 2011.08.26 09:10
사실 고종욱은 시즌 초부터 기대를 받았던 신인이다. 한양대를 졸업한 고종욱은 대학에서 3할이 넘는 타율에 스피드만 보면 이대형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던 선수이다. 이에 김시진 감독은 고종욱에게 많은 기회를 줬지만 엄청나게 빠른발 외에는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지 못하며 2군으로 내려가게 된다.
하지만 1군에서의 부진한 모습과는 달리 2군에서 고종욱은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3할5푼4리의 타율에 5홈런 39타점을 5할대 장타율로 빠른발과 펀치력까지 과시했다. 하지만 1군에만 오면 고종욱의 스윙은 공을 궤적을 제대로 쫓지 못하고 헛스윙하기 급급했다.
그러던 고종욱이 8월이 중순이 되어서 슬슬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더니 주중 LG와의 3연전 폭발해 버렸다. 고종욱은 8월 한달동안 16타수 7안타를 기록했고 7안타중 4개를 3루타로 연결시키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3루타는 야구에서 홈런보다도 훨씬 적게 나오는 기록이기 때문에 고종욱의 3루타는 그의 발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수치이다.
특히 고종욱은 24-25일 LG와의 경기에 출장해서 9타수 6안타를 몰아쳤다. 그간 헛돌았던 방망이가 점차 타이밍을 맞는 모습을 보여줬고, 외야수를 넘기기만 하면 3루까지 뛰어버렸다. 단 두경기에 불과하지만 전성기 시절 전준호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넥센 히어로즈의 전신 현대 시절 전준호의 후계자자리를 두고 정수성,조재호가 경쟁했었다. 하지만 정수성은 엄청나게 빠른발을 살리지 못하고 딱 한시즌을 몬스터 시즌으로 보낸 뒤 경쟁에서 밀렸고, 조재호는 대타로 활약했지만 주전으로 쓰기에는 미흡한 모습을 보이며 방출됐다. 작년 장기영의 등장으로 장기영이 당당히 전준호의 후계자가 되는 듯 했으나 고종욱의 등장으로 후계자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모양이 됐다.
하지만 타자로의 전업이 늦은 장기영 보다는 고종욱이 전준호의 후계자로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전준호와 같은 길을 가려면 십수년간은 꾸준한 성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장기영와 고종욱이 1번-9번 혹은 1번-2번라인을 형성하면 두 선수는 타팀에게는 엄청난 공포의 대상이 될 것이다.
넥센의 날쌘돌이 고종욱이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나가서 넥센의 10년을 이을 "대도"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 = 고종욱 ⓒ 넥센 히어로즈 제공]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