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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을 달려 끝내 '도루왕' 바라보는 사나이…끈질긴 조수행에게 "만족은 없다" [잠실 현장]

기사입력 2024.05.30 06:45 / 기사수정 2024.05.30 06:45

두산 베어스 조수행이 경기 중 전력 질주한 뒤 그라운드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 조수행이 경기 중 전력 질주한 뒤 그라운드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한결같이 뛴다.

조수행(두산 베어스)은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주전이 아님에 좌절하는 대신 자신만의 활로를 찾으려 했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도루왕 타이틀을 꿈꾸고 있다.

2016년 두산의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 지명을 받은 조수행은 그해 1군 데뷔에 성공했다. 이후 줄곧 백업으로 지냈다. 2018시즌 종료 후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 입대해 복무를 마쳤다. 2020시즌 복귀해 다시 주축 선수들의 뒤를 받쳤다. 주로 대주자, 대수비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해 출전 시간이 대폭 늘었다. 126경기서 타율 0.219(219타수 48안타) 1홈런 17타점 41득점 26도루를 빚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 타점(타이기록), 득점, 도루 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주전으로 도약했다. 최근엔 꾸준히 9번 타자 겸 좌익수로 출전 중이다. 50경기서 타율 0.286(126타수 36안타) 8타점 28득점 27도루를 선보였다. 주목할 것은 도루다.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2도루를 추가해 총 27도루를 쌓았다.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리그 도루 1위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5개를 쌓은 2위 박해민(LG 트윈스)과는 2개 차다. 박해민이 229타석을 소화한 반면 조수행은 144타석에만 들어섰다. 훨씬 적은 기회였음에도 어떻게든 1루로 살아 나가 베이스를 훔치고 상대 배터리를 흔들었다. 조수행의 도루성공률은 96.4%로 도루 부문 상위권 선수들 중 가장 좋은 편에 속한다. 박해민은 89.3%를 올렸다.

조수행은 백업 시절부터 상대 투수, 포수와 내야진을 흔들기 위해 여러 연구를 해왔다. 투수들이 어떤 습관을 지녔는지,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관찰하며 약점을 찾으려 했다. 실제 경기에서 부딪히며 노하우를 쌓았다. 올 시즌 제대로 빛을 발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조수행이 경기 중 득점 후 팀 동료 강승호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 조수행이 경기 중 득점 후 팀 동료 강승호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승엽 두산 감독은 "조수행이 시즌 3분의1을 조금 넘은 시점에 개인 최다 도루 기록을 달성했다. 조수행의 질주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지길 바란다"며 격려했다.

조수행은 "감독님께서 꾸준히 기회를 주신 덕분에 자연스럽게 도루 숫자도 늘어난 것 같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데뷔 후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한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면 커리어 하이가 맞지만, 지금의 숫자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출루와 도루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수많은 도루 성공을 이루기까지 감사한 사람들이 많다. 조수행은 "고토 고지 작전코치님과 정진호 주루코치님이 정말 디테일한 부분까지 분석해 주신다. 9번 타순에서 출루하면 (1번 타자인) (정)수빈이 형이 (타석에서) 많이 참아주시는 것 같다. 자연스레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며 미소 지었다.

조수행은 "지금 성적에 대한 만족은 전혀 없다. 득점권에서 큰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득점권 타율 0.194). 팀 분위기가 정말 좋기 때문에 이 흐름을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조수행은 "팬분들이 정말 뜨겁게 응원해 주신다는 게 매일 느껴진다. 과분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방법은 타자로서, 주자로서, 외야수로서 내 역할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두산 베어스 조수행이 경기 중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 조수행이 경기 중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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