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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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과 박병호로 보는 팀-선수 궁합의 중요성

기사입력 2011.08.21 09:32 / 기사수정 2011.08.21 09:32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찰떡궁합인 건가. 

넥센 박병호(25)가 하루가 다르게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하고 있다. 20일 목동 KIA전 2-2상황서 연장 10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KIA 유동훈을 상대로 선두 좌중간 끝내기 홈런을 작렬하며 KIA를 6연패로 빠트린 채 넥센을 3연승으로 인도했다. 이적 후 14경기 만에 5번째 홈런이자 올 시즌 개인 6호. 확실히 본거지를 목동으로 옮기며 홈런의 맛을 알아가고 있는 박병호다.

▲ 왜 갑자기 터지나

박병호는 성남고 시절 지금은 사라진 동대문 야구장에서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바 있는 괴력의 소유자다. 그러나 2005년 LG 입단 이후 꾸준히 기회를 받았지만 스스로 살려내지 못했다. 2009년 9개를 쏘아 올린 게 개인 최다 기록이고 프로 4년간 총 24개의 홈런을 쳤으며 이날로 개인 통산 30호째를 기록했다. 사실 2007~2008년 상무에 있으면서 2008년 24개의 홈런으로 2군 수위에 올랐지만 1군에만 올라서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LG에서 그와 동 포지션에는 페타지니, 이택근, 최동수 등 언제나 최고의 타자들이 있었고, 스스로 주전 경쟁에서 이기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7월 마지막날 넥센으로 전격 트레이드가 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기본적으로 넥센과 LG의 야수 경쟁력은 차이가 있다. 물론 넥센도 좋은 야수가 많지만 LG만큼 경쟁이 심하지는 않다. 박병호가 넥센으로 오기 전 넥센의 1루는 이숭용, 장영석, 오재일 등이 번갈아 출장했다. 수비는 나쁘지 않지만 공격에서 확실한 한 방이 없어 아무래도 네임밸류가 떨어진 게 사실. 이런 상황서 넥센이 박병호를 새롭게 데려온 만큼 김시진 감독은 곧바로 1루수로 내세웠고, 이때 기회를 움켜잡으면서 완전히 붙박이 1루수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이 과정서 LG에 비해 부담이 적은 넥센의 팀 특성도 한 몫을 했다. LG에서는 한 경기 부진하면 곧바로 동 포지션을 수비할 수 있는 쟁쟁한 다른 야수를 의식하다 되려 자신의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성적의 압박이 심한 팀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넥센의 경우 주전 경쟁이 덜하고 현 시점에서 순위 싸움에 대한 부담도 덜하기 때문에 박병호로선 홀가분한 마음으로 타석에 설 수 있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일례로 박병호는 이날 홈런 직전 7연타수 무안타 행진이었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스스로 침체 위기를 극복해냈다.

▲ 궁합의 중요성

아직 좀 더 많은 경기를 치러봐야 한다. 박병호에 대한 평가는 그때 거론해도 늦지 않다. 그러나 지금까지만 놓고 볼 때 분명 넥센과 박병호는 서로 궁합이 맞다고 봐야 한다. 오른손 거포가 부족한 넥센은 애당초 박병호의 장타력을 보고 영입했고 박병호 역시 그간 1군서 많이 뛰지 못했던 울분을 한꺼번에 토하면서 찰떡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박병호의 사례와 같이 선수에겐 분명 특정 팀과의 궁합이 존재한다고 야구인들은 말한다. 유독 편한 구장과 상태팀이 있듯이 특정 상대팀에 심리적인 안정을 바탕으로 자신의 본래 기량보다 더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가 있다. 

기본적으로 선수는 FA가 되기 전까지는 자신의 의지로 팀을 선택할 기회가 없다. 때문에 자신의 포지션에 경쟁자가 있더라도 일단 부딪혀야 한다. 이때 경쟁서 승리하며 어렵게 자리를 잡으면 빛을 보는 것이고, 반대의 경우에는 잊힌 유망주가 되고 만다. 저마다 재능이 넘쳐 프로에 입단하지만 팀의 역학관계에 따라 운명이 바뀌는 선수가 허다하다. 신인일수록 2군으로 내리는 게 부담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저 연차 선수가 1군서 살아남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추세다, 궁합이 어떤지조차 확인조차 하기 어려운 선수가 태반이다.

그러나 구단이 선수에게 충분히 기회를 줄수 있는 상황이라면 선수 입장에서는 그 팀과 궁합이 잘 맞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현재 넥센과 박병호가 이런 케이스다. 선수입장에서 소속팀과 궁합이 잘 맞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일단 넥센은 박병호를 영입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선수는 확실히 팀을 잘 만나고 볼 일이다. 박병호는 LG보다 넥센이 확실히 더 잘 맞는 듯하다.

[사진=박병호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kj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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