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는 토마스 투헬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위기에 처했다.
영국 트리뷰나는 9일(한국시간) 프랑스 풋메르카토의 보도를 인용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에릭 턴하흐를 대체할 감독으로 우선순위를 정했다. 토마스 투헬은 아니다"라며 "맨유가 최우선순위로 올린 인물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맨유와 사우스게이트 감독 사이의 대화는 잘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로 모든 관련 당사자 간의 거래가 곧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이는 시즌이 끝난 후 뮌헨을 떠나 올드 트래퍼드로 오고 싶어했던 투헬에게 큰 타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투헬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맨유는 올 시즌이 끝나면 턴하흐와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풋볼인사이더는 지난 8일 "맨유가 턴하흐를 경질할 예정이다. 턴하흐는 시즌 종료 후 맨유 감독직에서 해임된다"라며 "이달 말 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우승하더라도 턴하흐는 자리를 잃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 참패가 결정적이었다. 맨유는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전반전에만 2골을 내주고 끌려가더니 후반전에도 추가로 2실점을 허용하며 0-4 참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맨유는 새로운 불명예 기록들을 수립했다. 이날 리그에서 13번째 패배를 기록해 구단 역사상 프리미어리그 최다 패배를 기록했다. 2013-14시즌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시절 이후 가장 낮은 승점으로 시즌을 마치는 게 확정됐다.
또한 팰리스를 상대로 이번 시즌 홈, 원정 모두 패하면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더블을 허용하게 됐다. 맨유가 팰리스에게 4골 이상 내주고 패한 건 1972년 0-5 패배 이후 52년 만이다.
더불어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81실점을 기록하며 1976-77시즌 이후 단일 시즌 최다 실점 기록 타이를 이뤘다. 아직 리그 3경기, FA컵 1경기가 남아있어 최다 실점 기록이 새로 쓰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내심에 한계가 온 맨유는 FA컵 결과에 상관 없이 턴하흐를 경질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후임으로는 투헬이 거론됐다. 투헬 역시 이번 여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날 예정이다.
본래 내년 여름까지 뮌헨과 계약돼 있었으나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 우승에 실패하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면서 계약 기간을 1년 앞당겨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뮌헨은 이후 투헬 뒤를 이을 감독들을 물색했고, 바이엘 레버쿠젠을 구단 역사상 첫 분데스리가 우승으로 이끈 사비 알론소가 거론됐다. 하지만 알론소가 레버쿠젠 잔류를 선언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알론소 외에도 지네딘 지단, 로베르토 데 제르비, 랄프 랑닉 등 많은 감독들이 물망에 올랐으나 모두 뮌헨 감독직을 고사했다. 턴하흐도 뮌헨 차기 감독 후보 중 한 명이었으나 현재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은 투헬과의 계약을 기존대로 2025년 여름에 종료하는 것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투헬도 뮌헨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듯했지만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그 중 맨유가 가장 강력한 후보로 여겨졌다.
한 번 감독을 맡았던 첼시도 후보에 있었으나 현재 첼시를 이끌고 있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어 감독 교체 가능성이 낮아졌다. 투헬의 선택지에서 첼시는 배제됐다.
그러는 동안 뮌헨은 2019-20시즌 6관왕으로 이끌었던 한지 플릭 복귀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뮌헨도 투헬의 선택지에서 사라졌다.
남은 건 맨유였으나 맨유마저도 투헬이 아닌 사우스게이트 감독으로 방향을 틀면서 투헬은 갈 데 없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연합뉴스, 풋볼인사이더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