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래퍼 pH-1(피에이치원, 본명 해리 박/한국명 박준원)과 유튜버 뷰티풀너드의 부캐 힙합 크루 맨스티어(Men's Tear) 간의 디스전이 벌어져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일 pH-1과 맨스티어는 각각 서로에 대한 디스곡을 내놓았다.
이들이 디스전을 벌이게 된 건 앞선 4일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에서 pH-1이 맨스티어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 당시 pH-1은 "래퍼인 척 하는 사람들 어그로 끌려고 조회수 뽑으려고 래퍼 놀리고 진짜 그러다 큰 코 다칩니다"라고 언급했는데, 최근 래퍼들을 풍자하는 영상을 올리거나 노래를 뽑은 이들은 맨스티어가 유일하기에 사실상 뷰티풀너드를 저격한 셈.
바로 다음날 대구힙합페스티벌에 참석한 뷰티풀너드의 케이셉 라마(최제우)는 "뒤에서 뒷담화 하지 말고 앞담으로 해 XX"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pH-1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한 마디 할게. 우리가 너네 건드리면 큰 코 다친다고? 안 다치던데? XX 통장 잔고에 0이 계속 늘어나던데"라고 외치면서 맞받아쳤다.
그러자 pH-1은 자신의 유튜브에 'BEAUTIFUL'이라는 디스곡을 냈는데, 특히 '대체 어디까지 허락 되는거야 풍자?'라는 구절로 맨스티어가 힙합씬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케이셉 라마는 바로 맞디스곡 'hp-1'을 내놨는데, 첫 소절부터 'pH-1이 X나 긁혔어요'라는 구절로 시작해 pH-1이 미국 국적을 가진 이른바 '검머외'(검은머리 외국인)라는 점을 꼬집고, 이로 인해 군대를 가지 않은 점 등을 꼬집고 나섰다.
또한 케이셉은 '디스 거리 생각 안 나면 말했던 대로 만나 / 그래도 안되면 니 주변 한 번 봐봐'라는 구절로 힙합씬에 있는 다른 래퍼들의 모습을 보라고 지적하면서 자신에게는 타격이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대체로 대중들은 케이셉이 pH-1에 완승을 거뒀다는 반응이 많다. 맨스티어 측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일부 존재한다.
힙합씬에 대한 풍자와 조롱으로 유튜브 활동했던 맨스티어가 처음 시작할 때는 그 수위가 아슬아슬하더라도 단순히 개그로 치부할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래퍼로서 활동하게 되면서 래퍼가 래퍼를 지적하는 일이 된 만큼 단순 개그로 볼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 것. 실제로 pH-1이 지적한 부분도 같은 부분이었다.
현재 이러한 지적이 나오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의미의 '긁혔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는데, 조롱만이 계속되는 중이라 건강한 토론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물론 맨스티어가 이전부터 풍자의 대상으로 삼았던 군대 문제, 마약 문제 등은 실제로도 큰 문제인만큼 비판받아 마땅한 부분이었지만, pH-1의 경우 어린 시절 이민을 가서 미국에서 살았던 터라 병역기피를 위해 국적으로 포기한 것이 아닌 만큼 비판을 받기엔 억울한 면은 있었다. 또한 맨스티어는 이전에도 "pH-1은 싱잉랩이지 힙합이 아니"라고 디스를 하기도 했다.
반면 양측이 새로운 콘텐츠를 위해서 이번 디스전을 사전에 기획한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현재 pH-1이 미국 국적자라는 점에만 포커스가 맞춰져서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이전에도 피식대학 소속 김민수가 부캐 임플란티드 키드로 활약하며 '쇼미더머니10' 2차 예선까지 진출하는 등 힙합씬에 발을 들인 개그맨은 존재해왔다. 하지만 임플란티드 키드는 별다른 비판을 받지 않았지만 맨스티어는 조금씩이나마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이들이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셈.
맨스티어는 현재 힙합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군대 문제와 마약 문제에서 자유로운 만큼, 현 시점에서 어떤 식으로 공격을 하더라도 타격이 없는 팀이다. 다만 pH-1은 별다른 논란거리가 없는데도 그가 교포라는 점을 차별적인 단어인 '검머외'까지 들먹이며 인신공격에 가까운 디스를 한 것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도 맨스티어가 이러한 방향성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 pH-1, 뷰티풀너드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