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눈물의 여왕'의 엄청난 흥행에는 물론 두 주연인 김수현과 김지원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만 빛났다면 작품이 이렇게 사랑받을 수는 없었을 터.
두 사람의 케미 못지 않게 극을 이끌었던 건 극중 홍해인(김지원 분)의 가족인 퀸즈 그룹 일가, 그리고 백현우(김수현)의 본가 용두리에 사는 가족들의 열연과 케미였다.
먼저 퀸즈 그룹에서는 홍해인의 할아버지인 홍만대(김갑수)를 필두로 홍범준(정진영), 김선화(나영희), 홍범자(김정난), 홍수철(곽동연), 천다혜(이주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나 각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들이 조금씩은 결점이 있는 캐릭터들이라 각 배우들이 이전에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신선함을 안겼다. 먼저 곽동연은 오래 전부터 다년 간 쌓아온 연기 내공을 통해 무능력하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만큼은 진심인 홍수철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특히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천다혜에게 속았음을 알고도 천다혜와 홍건우를 지키겠다고 선언하며, 이후 천다혜를 헤치러 온 한준호를 직접 응징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전에 나약하기만 했던 모습을 벗어던지는 등 캐릭터 반전에 성공했다.
홍범자 역의 김정난 또한 인상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겉으로 볼 때는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지만, 속마음은 매우 여린 홍범자의 모습을 너무나도 잘 그려냈고, 영송(김영민)과의 달달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시청자들을 미소짓게 하기도 했다.
정진영과 나영희는 모두 클리셰적 캐릭터를 맡았지만, 재벌 2세답게 서민들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을 안겨줬다. 그러면서도 딸 해인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모두 진심임을 대사와 눈빛, 몸짓 등으로 표현해내 호평받았다.
반면 용두리에서는 백두관(전배수), 전봉애(황영희), 백미선(장윤주), 백현태(김도현) 등이 '찐 가족 케미'를 선보였다. 전배수는 '우영우'에서의 진중한 모습 대신 순박하면서도 이장이라는 감투를 매우 중요시하는 백두관 역을 매우 매력적으로 그려내 박수를 받았다.
전봉애 역의 황영희는 그동안 시어머니 캐릭터라면 으레 며느리와 겪는 고부갈등을 전혀 겪지 않으며, 오히려 며느리인 홍해인을 친모인 김선화보다 더욱 아껴주는 모습을 보여줘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그간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으레 며느리는 시모와 부딪히는 것이 일종의 공식이었는데, 이러한 고부갈등을 백현우와 김선화의 관계로 뒤집어놓았고, 이러한 파격적인 관계 설정은 작품의 인기에도 한 몫했다..
백미선 역의 장윤주는 가면 갈수록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는데, 특히 미용실 단골 3인방과의 만담은 웃음을 주면서 동시에 배우들의 호흡을 엿볼 수 있었기에 아주 값진 시간이었다.
백현태 역의 김도현 또한 오랜 연기 내공으로 다져진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김도현은 아내로 특별출연한 김신록과의 짤막한 커플 연기도 '재벌집 막내아들'을 봤던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울 패러디였다.
물론 작품의 중심은 백현우와 홍해인의 사랑이야기인 만큼,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두 캐릭터들을 받쳐준 퀸즈 가문과 용두리 식구들이 있었기에 작품이 더욱 빛날 수 있었다.
15회에서 백현우가 윤은성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하는 모습이 그려진 가운데, 과연 최종회에서 어떤 전개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눈물의 여왕' 방송 캡처, tvN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