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태용이 NCT(엔시티)가 아닌 솔로 가수로서 쌓은 음악적 역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무대로 '완성형 아티스트'의 진가를 증명했다.
태용은 24~25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후 첫 단독 콘서트 '티와이 트랙(TY TRACK)'을 개최했다.
공연명 '티와이 트랙'이 태용의 음악과 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이번 공연은 아티스트 태용이 걸어온 음악 여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기 위한 세트리스트로 구성됐다.
태용이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들로 구성된 세트리스트는 아티스트 태용의 모습부터 사랑, 이별, 치유, 자전적 이야기까지 총 6개 테마와 압도적인 퍼포먼스가 화려하고 획기적인 연출과 어우러져 태용의 서사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한 편의 영화로 그려졌다.
거대한 T자 모양의 구조물 아래 웅장하게 등장한 태용은 강렬한 래핑을 쏟아낸 '콘크리트(Concrete)'와 미래적인 '버추얼 인새니티(Virtual Insanity)', 파워풀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에이프(APE)' 유니크한 태용 그 자체인 솔로 데뷔곡 '샤랄라(SHALAL)' 등 더 단단한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다짐을 표현한 첫 섹션의 주제에 따라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했다.
태용은 "투 더 월드 NCT"라고 단체 구호를 홀로 외치며 "이렇게 멘트가 보기 힘든 콘서트는 처음이지 않나. 장장 7곡을 달렸던 것 같다. 아니다. 9곡이다. 좀 대단하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그렇게 9곡 만에 첫 멘트를 하게 된 태용은 "이렇게 멘트(시간)를 짧게 줄인 이유는 이번 콘서트의 시나리오가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세트리스트를) 편성했기 때문에 팬분들이 무대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드렸으면 했다"고 전했다.
또한 태용의 첫 단독 콘서트인 만큼 연말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초호화 게스트들이 자리를 빛냈다. NCT 127 유타와 NCT 드림 지성, 웨이션 브이의 헨드리, 쿤, 양양이 태용을 응원하러 한걸음에 달려왔다.
또한 '샤랄라' 안무에 참여한 댄서 리정과 동갑내기 절친인 댄서 바다, 세븐틴 우지도 자리를 빛냈다. 앞서 VCR을 통해 공개된 미공개 신곡 '로즈(ROSE)'에서 태용과 호흡을 맞춘 레드벨벳 슬기도 있었다. 이때 태용은 "VCR 나중에 공개해야 할 것 같다. 너무 잘 나왔다. '로즈'라는 곡도 나오면 좋을 것 같다. 슬기누나 목소리가 너무 좋다"고 슬기와의 호흡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23곡 중 12개 이상이 최초 공개 곡일 정도로 신선한 세트리스트로 호평을 자아냈다.
그는 "'콘크리트'는 제가 생각했던 도시의 이미지를 그렸고 '버추얼 인새니티'는 회사에 들어와서 본 도시의 광경, 신세계를 보는 것처럼 반짝거렸던 마음을 담았다. 그 다음에 연습생을 거쳐 데뷔를 하고 돈을 벌게 되니까 '역시 돈이 좋아'하면서 '예스(¥ES)'를 썼다"며 "'에이프'로 넘어가면서 '돈이란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이건 잘못됐다. 유혹들을 다 떨쳐내겠다'는 감정이 들더라. 그렇게 살다 보니까 멤버들과 청춘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NCT 127 멤버들에게 함께 청춘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랑 섹션에서는 설렘을 자극하는 '헐(H.E.R)'과 '무브 무드 모드(Move Mood Mode)', 진솔한 가창이 감동적인 '루비(RUBY)' 등 댄서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뮤지컬 같은 연출을 선사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별 섹션에서는 무대에 설치된 컨베이어 벨트를 런웨이로 탈바꿈시킨 '문라이트(Moonlight)', 사막을 활용한 몽환적인 연출이 감동을 선사한 '문 투어(Moon Tour)', 핀 조명으로 만든 달빛 위를 걷는 듯한 와이어 퍼포먼스가 좌중을 압도한 '404 파일 낫 파운드(404 File Not Found)'와 '404 로딩(404 Loading)은 태용의 강렬한 래핑과 어우러져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태용의 표현력과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고스트(Ghost)'로 시작한 상처 섹션에서는 줄 퍼포먼스로 관능적인 분위기를 배가한 '백(BACK)', 소중한 사람과의 특별한 관계를 '해와 달'에 비유한 가사가 낭만적인 '해와 달'로 태용만의 다채로운 감정을 녹여냈다.
컨베이어 벨트 위를 걸으며 펼친 감정 연기가 몰입도를 더한 '나에게 했던 것과 같이 (Ups & Downs)'와 날 떠나는 사랑에 대한 회의적인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사랑이 뭔데'에 이어 '관둬' 무대에서는 돌출 무대로 이동해 팬들과 가까이 소통했다.
태용은 오는 26일 발매되는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 곡인 '탭(TAP)'을 최초 공개해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이는 다채로운 악기 사운드 위로 흘러나오는 따라하기 쉬운 랩이 듣는 재미를 더한 힙합 곡으로, 태용의 위트 있는 매력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앙코르 때 2층 객석에서 깜짝 등장한 태용은 '롱 플라이트(Long Flight)'를 부르며 관객들과 눈을 마주하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공연 말미 태용은 이 자리에 서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을 향한 감사를 전했다. 그는 "제가 회사에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봐주셨던 분들이 모두 계신다.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는데 장미꽃을 127송이 준비해 주셨더라. 회사에 좋은 어른들이 많이 계셔서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고 조금이나마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팬들을 향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여러분들의 행복이 제 행복이다.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길 바란다. 제가 없을 때도 다들 잘 있으리라 믿는다. 콘서트하면서 생각했다. 제가 토해낼 수 있는 공연을 하기까지 10년이 걸렸는데 언젠가 또 이런 공연들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여러분들이 있어서 제가 강하게 자랐다"며 "더 좋은 사람, 더 안정적인 사람이 되어서 무대에 설테니까 저를 믿어주시면 이런 무대 얼마든지 더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곡인 '백 투 더 패스트(Back To The Past)' 무대를 끝마치며 눈물을 보였다. 그간의 활동들을 떠올린 태용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걸 이제 모두가 알아봐주신 것 같다. 늘 마음 속에 인정 받고 잘 해야한다는 강박이 컸는데 이젠 그런 걸 좀 버려도 될 것 같다"면서 "그렇게 제 기준에 맞추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1995년생인 태용은 연내 입대 예정이다. 관련해 직접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팬들은 플래카드를 통해 그를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팬들의 진심 어린 걱정에 태용은 "원래 눈물 많은 사람이 강한 사람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