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개그맨 김준호가 선배 송은이의 유튜브 채널에 무지한 콘셉트로 나섰다 뭇매를 맞았다. 재미를 위해 잡았던 콘셉트가 논란으로 이어지며 재미를 위한 적절한 선 유지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김준호의 논란은 지난 달 31일 공개된 비보티비 유튜브 채널의 '배 아픈 개그맨 세 명이 모이면?'이라는 제목의 '개세모' 22회 영상을 통해 불거졌다.
김준호는 함께 게스트로 출연한 홍인규, 권재관에게 "(송)은이 누나도 와야지"라며 '개세모'에 직접 출연하지 않는 송은이의 이름을 얘기했다.
이를 듣고 있던 홍인규는 "은이 누나 안 나온다. 이 콘텐츠 보지도 않았냐"고 의아해했고, 김준호는 "개그맨 세 명 모여서 이렇게 '짠한형'처럼 하는 것 아니냐"고 능청스레 말하며 휴대전화로 프로그램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이에 권재관은 "이걸 이 많은 제작진 앞에서 검색하고 있는 사람도 참 대단한 사람"이라고 핀잔 아닌 핀잔을 줬다.
영상이 공개된 후 누리꾼들은 "무슨 스케줄인지도 모르고 제작진들 앞에서 검색하는 것이 무례해보였다"며 김준호의 태도를 지적했다.
'무례했다'는 의견과 '누가 봐도 콘셉트다'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며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결국 유튜브 채널의 주인 송은이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송은이는 '무지한 콘셉트는 우리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편하게 얘기 나누다 가면 된다고 했고, 김준호 씨도 흔쾌히 섭외에 응했다. 콘셉트로 이해가 되도록 잘 편집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만들지 못한 저희의 부족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사과했다.
비보티비 측은 특유의 낙천적인 기질과 엉뚱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줬던 김준호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잘 모르는 콘셉트'를 정해 촬영을 진행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이를 개그로 받아들여줄 것이라는 판단은 착오로 돌아갔다.
이에 결국 개그 선배이기도 한 송은이가 "누나로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호소하며 "김준호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말아달라"고 거듭 당부하기에 이르렀다.
예능에서의 과도한 콘셉트가 재미와 비판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말을 낳았던 것은 김준호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서 이상민은 사업 실패로 인해 떠안게 된 69억 원의 빚을 갚기 위해 남다르게 아끼고 절약하는 생활을 '궁상민'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지난 해 방송된 '미우새'에서는 이상민이 새로 이사한 화려한 시티뷰의 용산 아파트가 공개됐고, 이상민은 "집 못 산다. 월세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후 이 집의 대략적인 월세가 공개되며 예능에서 활용해왔던 '궁상' 콘셉트와는 다르게 고가의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전한 것은 시청자를 기만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22년 tvN 예능 '줄 서는 식당'에 출연한 배우 성훈도 콘셉트로 재미를 주려다 태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성훈은 김치찜, 솥뚜껑 삼겹살을 하는 맛집에 찾아가 식당 앞 길게 늘어선 줄에 "저는 줄 못 선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니다. 대기 인원이 1명이라도 있으면 바로 옆집으로 간다"며 바닥에 주저앉아 카메라를 내려놓았다.
이에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이름 자체가 줄 서는 식당'인데, 콘셉트 자체도 숙지 못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성훈 측은 "방송에서 재미있게 하려다 보니 과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사과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사진 = 유튜브 '비보티비' 방송화면, SBS·tvN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