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가수 겸 뮤지컬 배우 테이에게 뮤지컬의 의미를 묻자 잠시 고민했다.
그는 “연예인은 직업이고 생계형으로 하고 있는 건 맞다. 그래서 반드시 잘해야 하는 직업”이라면서 “뮤지컬은 연기에 꿈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줬다”라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테이는 2012년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로 뮤지컬에 발을 들였다. 이후 ‘명성황후’, ‘잭 더 리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여명의 눈동자’,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광주’, ‘사랑의 불시착’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도 자리매김했다.
“연습 때 만난 상대 배우가 무대에 오를 때는 다른 사람 같아요. 연습했던 것들이 있으니 믿음을 기반으로 올라가되 새로운 에너지로 다가오거든요. 올라갈 때마다 신선하고 설레고 무르익어갈 때 희열이 있어요.”
현재는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앙코르 공연 중인 뮤지컬 ‘레베카’에서 남자 주인공 막심 드 윈터 역을 맡았다. 뉴캐스트로 10주년 공연에 처음 합류해 활약하고 있다.
“‘레베카’는 워낙 작품이 좋고 많은 사람들이 보러 오잖아요. 배우들끼리 작은 것부터 아귀가 맞을 때 박수를 받는 농도가 체크되는데 그 농도가 진해질 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아요.”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가수이기 때문에 그가 출연하는 뮤지컬에도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정작 테이는 “‘레베카’ 하면서 아무도 내게 관심이 없다는 걸 알았다”라고 이야기한다.
“이 바닥 안에서 나는 신인이구나 하는 걸 체감했어요. 아무도 연기를 기대 안 하더라고요. 그냥 가수 테이로서 왔다고 보셔서 부정적인 걱정이 긍정적인 기대보다 컸던 것 같아요.
(EMK뮤지컬컴퍼니) 대표님이 오디션 때 아무 반응이 없으셨는데 나중에 ‘오디션 때 이분이 이렇게 잘하는 줄 몰랐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만장일치로 합격했대요. 저에 대한 기대가 하나도 없으셔서 그 이상을 하고 있다고 봐주신 것 같아요.”(웃음)
테이는 ‘레베카’ 외에도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출연도 병행 중이다. 오전 7시부터 MBC FM4U ‘굿모닝FM 테이입니다’ DJ로도 마이크를 잡고 있다. "연예인이 개꿀"이라는 어록을 남긴 그이지만 연예계에서 쉬지 않고 바쁘게 일한다.
“기본적으로 긍정적으로 되려고 해요.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받아들여요. 괴로운 게 재밌어요. 내게 괴로움을 주는 숙제가 있다는 게 재밌어요. 재미의 다른 표현은 ‘괴롭다’예요. 너무 다른데 그게 재밌는 거죠. 스포츠를 할 때도 성취감과 칭찬이 있어야 재밌듯이 업그레이드되는 모습을 볼 때 재밌어요.”
테이는 연매출 10억원에 육박하는 수제버거집을 운영 중인 외식업 ‘사장님’이기도 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민사장님페스타'에서 강연에 참가하기도 했다.
“‘연예인은 개꿀’이라는 말이 연예인이 쉽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질까봐 너무 무섭긴 해요. 유튜브 쇼츠에 올라왔을 때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댓글을 달았어요. 대부분 오해 안 하시고 요식업이 그만큼 어렵다는 걸 아시는 것 같아요. 원래 이뤄놓은 것이 대단하고 그것을 하는 게 편하다는 의미예요. 차등이 없어요. 어떤 게 쉽고 어렵고가 아닌 거예요.
두 가지 다 해보니 원래 하던 연예인 활동이 효율적이고 쉬워 개꿀이라고 한 거죠. 거꾸로 장사하던 사장님이 ‘연예인 해볼까’ 할 수 있는데 장사가 개꿀이에요. 연예인은 어려워요. 다른 직업으로 옮기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감을 표현한 거예요.”
연예인, 또 자영업자로서 고충을 모두 느껴본 테이는 “무슨 일을 하든 똑같다. 어떤 마인드를 갖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프리랜서잖아요. 연예인도 매일 평가받는 직업이어서 요식업과 상통해요. 매일의 준비를 안 해놓고 여태껏 잘했으니 대충하자 하면 무조건 컴플레인이 들어와요. 그게 무대 위 박수와 비슷해요. 노래도 하던대로 하자 하면 박수가 적어질 수 있어요. 내 일에 대한 긴장감과 늘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에서 다 비슷하죠.
테이는 2004년 가수로 데뷔해 20년 동안 큰 구설 없이 인기 발라드 가수로 사랑받았다.
“작년이 20주년이었는데 ‘레베카’를 하면서 콘서트를 미루게 됐어요. 올해는 가수로서의 활동을 최대한 시도할 거예요. ‘레베카’를 하면서 느낀 건데 훌륭한 작품들을 해왔지만 이제는 대중적이고 많이 알고 있는 작품도 해보자 싶어요. 내가 발전하는 게 재밌어서 더 괴로운 작품을 찾다 보니 대학로, 창작 뮤지컬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미 사랑받는 대작 뮤지컬들도 들어가서 내 역할을 수행해보고 싶고 기회를 더 살펴보려고요. ‘몬테크리스토’도 너무 하길 바라요. EMK와 비즈니스가 트였으니 더 하고 싶어요.”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