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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없이, 2년 22억…"오승환 여전히 믿는다, 양보해 준 부분 감사" [인터뷰]

기사입력 2024.01.16 21:20 / 기사수정 2024.01.16 23:48

FA 투수 오승환이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 후 자신의 일러스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환은 2년간 계약금 10억원, 연봉 합계 12억원 등 총액 22억원 조건에 사인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FA 투수 오승환이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 후 자신의 일러스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환은 2년간 계약금 10억원, 연봉 합계 12억원 등 총액 22억원 조건에 사인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서로를 믿었고 다시 손을 맞잡았다. 삼성 라이온즈와 오승환의 동행, 끝까지 간다.

삼성은 16일 내부 자유계약(FA) 자원이던 우완 마무리투수 오승환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2년간 계약금 10억원, 연봉 합계 12억원(4억원+8억원) 등 총액 22억원의 조건이다.

삼성 구단은 "FA 계약을 통해 팀에 남게 된 오승환 선수는 오프시즌 FA, 2차 드래프트 등으로 영입한 선수들과 함께 2024시즌 강한 불펜진을 이루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계약을 마친 이종열 삼성 단장은 16일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팀엔 오승환 선수가 꼭 필요했다. 여전히 경기력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시즌 오승환은 백의종군의 의미로 구단에 연봉을 백지위임했다. 삼성은 인센티브 3억원 포함 최대 총액 17억원의 금액을 책정하며 오승환을 향한 예우를 다했다. 이번 계약에선 지난해 대비 연봉이 삭감됐다. 샐러리캡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샐러리캡 제도를 도입했다. 2021~2022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외국인선수 및 신인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소속선수 중 연봉·옵션 실지급액·FA 연평균 계약금)의 금액을 합산한 구단의 연평균 금액의 120%인 114억2638만원으로 샐러리캡 상한액을 확정했다. 샐러리캡을 1회 초과하면 초과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2회 연속 초과 시 초과분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내야 하며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지난해 삼성은 104억4073만원을 기록했다. 상한액까지 여유분은 9억8565만원으로 많지 않았다. 이번 비시즌 투수 김재윤, 임창민 등 외부 FA 자원을 영입하며 더욱 빠듯해졌다. 샐러리캡을 넘기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다만 올 시즌을 마치면 내야수 오재일의 FA 계약이 종료된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오재일은 2021시즌을 앞두고 4년간 계약금 24억원, 연봉 합계 22억원(6억원·6억원·5억원·5억원), 인센티브 합계 4억원(매해 1억원) 등 최대총액 50억원에 계약했다. 삼성은 여러 상황을 종합해 오승환의 연봉을 이번 시즌 4억원, 다음 시즌 8억원으로 결정했다.

FA 투수 오승환이 삼성 라이온즈와의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오승환은 2년간 계약금 10억원, 연봉 합계 12억원 등 총액 22억원 조건에 합의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FA 투수 오승환이 삼성 라이온즈와의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오승환은 2년간 계약금 10억원, 연봉 합계 12억원 등 총액 22억원 조건에 합의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에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에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 단장은 "이번 계약에서 오승환 선수의 연봉이 2년간 각각 다르게 책정된 것은 샐러리캡 때문이다. 오승환 선수가 양보해 준 부분이 있었다. 덕분에 계약을 잘 마무리했다"며 "협상 내내 서로를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팀을 위한 최선의 길을 고민하느라 시간이 다소 소요됐다. 최고의 팀 구성을 위해 구단의 행보를 이해해 주고 따라준 오승환 선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약 발표 하루 전인 지난 15일에도 이 단장은 "구단과 선수 모두 함께하겠다는 마음은 항상 같았다. 오승환 선수는 첫 FA였다. 당연히 여러 가지 말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오승환 선수가 팀의 샐러리캡 문제도 생각해 줬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 때문에) 오승환 선수가 많이 힘들어했다. 계약은 무사히 진행 중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승환은 설명이 필요 없는 베테랑 투수다. 지난 시즌 부침을 겪으면서도 30세이브(4승5패 2홀드 평균자책점 3.45)를 선보이는 등 팀에 기여했다.

이 단장은 "뒷문이 불안하면 이기고 있어도 팀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반면 뒤에 나올 투수진이 탄탄하면 '1점만 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오승환 선수가 필요했다"며 "여전히 오승환 선수는 실력을 갖췄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투수들이 있으니 오승환 선수가 갖고 있던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투구 결과도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이닝 세이브와 2이닝 세이브는 압박감,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 그 짐을 다른 투수들과 나눌 수 있다면 분명 보다 강해질 것이다"며 "우리 팀이 지난해 떠안았던 38번의 역전패를 절반으로만 줄여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본다. 선수들도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약에서 또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성적에 따른 옵션 없이 연봉을 전액 보장해 줬다. 이 단장은 "1+1년 계약이나 옵션이 달린 계약 등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오승환 선수에겐 2년, 금액 보장 모두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오승환 선수는 옵션 유무에 따라 열심히 하거나, 열심히 하지 않는 그런 선수가 아니다"며 "선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30세이브, 아무나 할 수 있는 기록 아니다"고 설명했다.

마침내 올 시즌 투수진 구성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 단장은 "오승환 선수를 비롯해 김재윤, 임창민 선수가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해주면 훨씬 좋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왼쪽)이 지난해 KBO리그 최초로 개인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한 뒤 포수 강민호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왼쪽)이 지난해 KBO리그 최초로 개인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한 뒤 포수 강민호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에 구원 등판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에 구원 등판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오승환은 사자 군단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끝판왕'으로 수많은 승리를 지켜왔다. 프로 커리어의 시작은 2005년이었다. 경기고, 단국대를 거친 그는 삼성의 2차 1라운드 5순위 지명을 받았다. 프로 2년 차인 2006년 47세이브(4승3패 평균자책점 1.59)를 수확하며 리그 세이브 1위 자리를 당당히 차지했다. 24세1개월26일의 나이로 리그 최연소 40세이브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2007년, 2008년, 2011년, 2012년 네 차례 세이브왕에 올랐다.

특히 2007년 최소경기(180경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2009년엔 최소경기(254경기), 최연소(26세9개월20일) 신기록으로 150세이브를 완성했다. 2011년에도 최소경기(334경기), 최연소(29세28일) 기록을 갈아치우며 200세이브를 쌓았다. 최소경기 200세이브 세계 신기록으로 이름을 빛냈다. 2013년 역시 최소경기(398경기), 최연소(30세8개월23일)로 250세이브에 도달했다. 2013년까지 통산 444경기에 등판해 28승13패 11홀드 277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로 이름을 날렸다.

2013시즌을 마치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 유니폼을 입고 꾸준히 활약을 이어갔다. 2019년 콜로라도에서 방출된 후 삼성으로 복귀했다. 2020년부터 다시 삼성의 뒷문을 단속했다.

2020년 오승환은 45경기 47⅔이닝서 3승2패 2홀드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64로 시동을 걸었다. 2021년엔 64경기 62이닝서 2패 44세이브 평균자책점 2.03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리그 세이브왕 타이틀을 되찾았다. 개인 통산 6번째 수상이었다. 동시에 역대 최고령(39세2개월28일) 한 시즌 40세이브, 최고령 세이브왕 기록을 세웠다. 2022년엔 57경기 57이닝서 6승2패 2홀드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32를 빚었다.

지난해 다소 흔들렸다. 시즌 도중 부진해 특단의 조치로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투구 감각을 끌어 올리고 구위를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5월 3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투수로 출격한 오승환은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4 패배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후 다시 마무리로 돌아왔다. 9~10월 13경기 14⅓이닝서 1승1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23시즌 오승환의 최종 성적은 58경기 62⅔이닝 4승5패 2홀드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다. 3년 연속 30세이브를 선보였다. 리그 세이브 부문 공동 3위에 자리했다. 기념비적인 이정표도 남겼다. 역대 최초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를 완성했다.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400세이브 금자탑을 세웠다. 오승환의 KBO리그 통산 기록은 13시즌 668경기 41승24패 17홀드 400세이브 평균자책점 2.06으로 훌륭하다.

FA 투수 김재윤(왼쪽)이 지난해 11월 삼성과 계약을 체결한 뒤 이종열 단장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재윤은 4년 총액 58억원에 계약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FA 투수 김재윤(왼쪽)이 지난해 11월 삼성과 계약을 체결한 뒤 이종열 단장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재윤은 4년 총액 58억원에 계약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FA 투수 임창민이 지난 5일 삼성 라이온즈와 2년 총액 8억원에 계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FA 투수 임창민이 지난 5일 삼성 라이온즈와 2년 총액 8억원에 계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고대하던 투수진 보강에 성공하며 2024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앞서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우완 마무리투수 김재윤(전 KT 위즈)에게 직진했다. 지난해 11월 말 4년 총액 58억원(계약금 20억원·연봉 28억원·인센티브 10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KBO 2차 드래프트에서는 좌완투수 최성훈(전 LG 트윈스)과 우완 사이드암투수 양현(전 키움)을 지명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우완투수 이민호도 연봉 4500만원에 데려왔다.

지난 5일엔 추가 FA 영입 소식을 들려줬다. 삼성은 베테랑 우완 구원투수 임창민(전 키움)과 2년 총액 8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4억원·인센티브 1억원)에 손을 잡았다. 이어 지난 8일 내부 FA 자원인 우완 언더핸드투수 김대우와 재계약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 2년, 총액 4억원(계약금 1억원·연봉 2억원·옵션 1억원)에 합의했다.

삼성은 2월 1일부터 3월 6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2024시즌을 위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오승환은 17일 먼저 오키나와로 떠나 개인 훈련에 매진한 뒤 캠프가 시작되면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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