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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참혹했다"...'경성크리처'에 모성애 담은 이유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4.01.10 17:50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경성크리처' 제작진이 경성시대를 배경으로 작품을 만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10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의 정동윤 감독, 강은경 작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로 박서준, 한소희, 수현, 김해숙, 조현철 등이 주연을 맡았다.

이날 강은경 작가는 "이 시대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많이 엄중하고 가볍게 소비만 되는 드라마는 아니어야 했다. 감독님과 젊은 배우들이 애를 써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줬다. 이면에 감춰진 코드를 제가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슬펐다, 힘들었다, 암울했다는 주장만으로는 안 될 것 같았다. 상징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하다가 크리처로 결정했다. 차곡차곡 쌓아놨던 생체실험을 접목시켜보자 했다. 그 시대를 하소연하듯이 쓰고 싶지는 않았다. 버텨낸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라며 '경성크리처'의 코드로 '생존'과 '실존'을 꼽았다. 



이어 정동윤 감독은 "제목만 보면 주인공들이 괴물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상처가 있는 크리처의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조금 더 끌렸다. 관점의 차이 일 수 있는데 모험의 이야기를 할 거면 이 시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라며 여타 크리처물과 다른 경향을 보여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암살'이나 '밀정'을 보고 자란 세대라 우리나라의 큰 의미를 담은 1945년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처를 접근해봤고, 성심(강말금)이라는 인물이 괴물로 변했기 때문에 담백하게 다가가려고 했다. 시청자의 기대에는 못 미쳤던 것 같지만, 원래 하려고 했던 이야기에서 본질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강 작가는 크리처에 모성애를 심은 이유에 대해 "자료 중에 모성 본능 실험이 있었다. 보고 몇 날 며칠을 잠을 못 잤다. 이런 것까지 실험할 수 있나 싶었다"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이어 "엄마가 죽음이라는 공포와 모성애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들이 있더라. 6부에서 크리처가 채옥을 제치는 장면이 나온다. 괴물이 된 본능을 이기고 딸을 알아보기를 바라는 저의 바람이 들어간 부분이다. 실험 결과는 생각보다 참혹하더라"라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경성크리처'에서 그려진 독립군에 대해 강 작가는 "그 친구들이 다 20대이다. 장면을 쓸 때 작가는 그 안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손톱, 발톱 다 뽑히고 고문을 받았을 때 어디까지 버틸 수 있지 생각했을 때 독립운동 하셨던 분들이 정말 대단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 대단함은 잘 알고 있지만 조금 더 인간적으로 접근하고 싶었다. 얼마나 고통스럽고 참혹하고 얼마나 비통한 일인가. 일본인 대 조선인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을 멋있게, 영웅적으로만 그리는 것도 때로는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이 분명히 있었을 거고 때로는 서글프게도 동료의 이름을 불렀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다음을 위해 나아가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강 작가는 "'경성크리처'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완성형의 사람이 아니라 경계에 선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태상은 가장 경계에 있는 인물이다. 태상은 모두 외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사람이고 현실을 직시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알지 못했던 일들이 있었다"고 다시금 작품의 캐릭터에 대해 강조했다.

'경성크리처'는 현재 넷플릭스 스트리밍 중이다. 

사진=넷플릭스, 글라인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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