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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후 3년…스티븐 연, '고립 넘어선 성취' [엑's 이슈]

기사입력 2024.01.09 15:3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그간의 꾸준했던 활약상을 인정 받았다.

스티븐 연은 7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LA) 베벌리 힐스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Golden Globe Awards)에서 넷플릭스 미국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로 TV단막극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날 수상 후보에는 스티븐 연을 비롯해 샘 클라플린, 맷 보머, 존 햄, 데이빗 오예로워 등 쟁쟁한 이들이 이름을 올렸고, 스티븐 연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지난 해 4월 넷플릭스를 통해 10부작으로 공개된 '성난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재미동포 도급업자 대니 조(스티븐 연 분)와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베트남계 미국인 사업가 에이비 라우(앨리 웡)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진 난폭 운전 사건을 그린 블랙 코미디 드라마다. 



한국계 작가 겸 감독인 이성진 감독이 연출 및 제작을 맡고 스티븐 연, 조셉 리, 애쉴리 박, 데이비드 최 등이 출연해 이민 2세대의 삶을 재치 있게 그려내며 호평을 얻었다.

이날 시상식에서 '성난 사람들'은 스티븐 연의 남우주연상과 앨리 웡의 여우주연상, 작품상까지 골든글로브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스티븐 연은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의미를 더했다.

지난 2022년 배우 오영수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TV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한국 배우를 포함한 아시아계 배우 중 남우주연상 수상은 스티븐 연이 최초다.

트로피를 받아든 스티븐 연은 "내가 주로 하는 이야기는 고립과 분리에 대한 이야기다. 항상 타인과 분리돼 있고 고립돼 있다고 느껴왔는데, 막상 이 자리에 오니 다른 사람들부터 떠올리게 된다. 마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줄거리처럼 느껴진다"면서 아내와 딸에 대한 고마움 등 감사 인사를 전했다.



스티븐 연이 자신의 상황을 빗대 표현한 '겨울왕국'은 눈과 얼음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을 가진 여왕 엘사와 그의 여동생 안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엘사는 자신이 가진 능력에 두려움을 느끼며 고독과 고립을 택하지만, 동생 안나가 보여준 진정한 사랑의 행동으로 변화하며 결국 가족과 백성의 품으로 돌아온다.

1983년 생으로, 한국계 미국인인 스티븐 연은 다섯 살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간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 대학 시절 심리학을 전공하다가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되며 배우의 길을 택했고,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워킹 데드'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국내 거장들과도 작업을 함께 하며 2017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옥자'에, 이듬해인 2018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 출연해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과 인연을 이어간 스티븐 연은 올해 개봉 예정인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에도 출연한다. 이 작품에는 로버트 패틴슨과 나오미 애키, 마크 러팔로 등 글로벌 스타들이 출연한다.

지난 2021년 한국계 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미나리'를 통해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수상하지 못했던 스티븐 연은 '성난 사람들'로 3년 만에 아쉬움을 달랬다.

CNN도 시상식 후 스티븐 연의 수상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CNN은 스티븐 연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베트남계 배우 앨리 웡에 대해 "각 부문의 아시아계 배우 최초 수상자"라고 짚으며 "스티븐 연과 앨리 웡이 골든글로브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사진 = 연합뉴스, 넷플릭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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