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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왜 플레이메이커 영입에 주력하는가

기사입력 2011.07.14 17:52 / 기사수정 2011.07.14 17:52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최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미드필더 영입 전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겨울 스트라이커 연쇄 이동이 유행처럼 번졌다면 이번 여름에는 치열한 미드필더 영입이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사미르 나스리, 세스크 파브레가스(이상 아스날), 웨슬리 스네이더(인터 밀란), 루카 모드리치(토트넘), 후안 마타(발렌시아)가 빅클럽의 영입 목표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세계 축구의 흐름은 공격수보다 미드필더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콤팩트한 중원에서 얼마나 공간을 창출하고 효과적인 볼 소유를 바탕으로 영리하게 압박을 벗어날 수 있느냐가 중요한 덕목으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빅클럽이 부진한 이유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판도는 다소 미스터리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강팀과 약팀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평준화 현상이 두드러졌고 강팀의 독주 체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리그 우승을 차지한 맨유는 겨우 80점의 승점과 원정 5승만으로 정상에 올랐다.

맨유와 우승 경쟁을 벌인 아스날, 첼시는 중요한 고비처에서 중하위권 팀들에 발목을 잡혔고 리버풀은 또 다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빅클럽들이 고전한 이유는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갈 플레이메이커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아스날은 잦은 부상으로 결장한 파브레가스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우지 못했다. 그나마 전반기 폭발적인 활약을 선보인 나스리를 중심으로 선두 경쟁을 벌였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극심한 부진에 허덕이며 4위까지 추락했다. 첼시는 '철강왕' 프랭크 램파드가 장기간 부상에 시달렸고, 마이클 에시엔은 뜻하지 않은 슬럼프에 빠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19번째 리그 우승의 주인공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2년 전 패한 바르셀로나에 설욕을 노렸지만 중원 싸움에서 철저한 열세를 보였다. 맨유에게는 사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같은 패스 마스터가 없었기 때문이다.

리버풀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한 대표적인 팀이다. 2009년 여름 사비 알론소가 팀을 떠난 이후 빅4 대열에서 떨어져 나갔다. 매끄러운 패스를 전개할 수 있는 사비 알론소의 부재로 '주장' 스티븐 제라드가 직격탄을 맞았다. 많은 부담을 짊어진 제라드는 끝내 과부하에 걸려 부상으로 쓰러졌다. 결국 리버풀은 총체적 난국에 빠지며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미드필더 영입에 많은 돈을 쏟아부은 맨체스터 시티는 다비드 실바, 야야 투레의 활약을 앞세워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맨유-첼시-리버풀, 허리 보강 절실

리버풀은 이적 시장을 통해 조던 헨더슨, 찰리 아담을 차례로 영입하며 중원을 보강했다. 케니 달글리시 감독은 지난 1월부터 아담 영입을 위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명품 왼발에서 뿜어져 정확한 패스는 사비 알론소를 연상케 하고 날카로운 슈팅력까지 장착했다.

세대교체에 가장 적극적인 맨유는 필 존스, 애슐리 영, 다비드 데 헤아 영입에 그치지 않고 마지막 퍼즐 조각 찾기에 여념이 없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1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은퇴한 폴 스콜스 같은 패싱력과 시야를 지닌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찾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퍼거슨 감독이 생각하는 영입 대상 1순위는 스네이더다. 2010년 인터 밀란의 트레블을 이끈 스네이더는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패스, 중거리 슈팅력을 겸비하고 있어 안성맞춤이다.

13일(한국시간)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은 "맨유 데이비드 길 단장이 인터 밀란 관계자와 접촉을 시도 중이다. 이적료 3,500만 파운드(약 597억 원)로 스네이더 영입을 거의 확정 지을 단계에 도달했다"고 전하며 이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첼시도 미드필드의 전력 누수가 우려된다. 어느덧 33세로 노장 대열에 합류한 램파드가 얼마나 왕성한 움직임을 보여줄지 미지수일 뿐더러 에시앙은 무릎 수술로 인해 6개월 후 복귀가 예정되어 있다. 첼시는 토트넘에 모드리치 영입에 거액을 제시하며 고민을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스날-토트넘 "절대 못 내줘"

아스날과 토트넘은 선수 지키기에 주력하고 있다. 아스날은 지난 시즌 최대의 발견 잭 윌셔의 등장에도 파브레가스, 나스리 이적설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파브레가스를 중심으로 하는 아스날식 아름다운 축구를 추구해왔다. 하지만 파브레가스의 바르셀로나 이적이 성사된다면 심각한 전력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아스날-바르셀로나 두 구단의 파브레가스 줄다리기는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파브레가스는 유소년 시절 몸담은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로 유명하다. 파브레가스는 계속되는 무관으로 인해 지난 해 여름 바르셀로나 이적을 요청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파브레가스 이적설로 마음고생이 심할 판국에 나스리까지 벵거 감독을 속썩이고 있다. 계약 기간을 1년 남긴 나스리가 높은 주급과 우승을 이유로 아스날의 재계약 요청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9일 벵거 감독은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세스크, 나스리를 반드시 지키길 원한다. 최대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생각이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반면 토트넘은 모드리치 붙잡기에 한창이다.

14일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은 "모드리치가 토트넘 다니엘 레비 구단주에 빅클럽으로 이적하고 싶다는 내용의 서면을 공식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지난 해 여름 모드리치가 6년 연장 계약을 체결할 당시 빅클럽에서 영입 제의가 올 경우 이적 허가 방침을 포함한 구두계약을 맺었지만 구단 측에서 위반하고 있다"라며 "토트넘은 최근 첼시로부터 2,700만 파운드(약 456억 원)의 제의마저 거절하고 판매 불가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토트넘이 다음 시즌 빅4 재진입을 노리기 위해서는 모드리치의 존재가 필수다. 맨유, 첼시 등의 빅클럽들이 모드리치 영입을 위한 경쟁에 돌입하고 있어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사진 = 모드리치, 스네이더, 파브레가스 ⓒ 스카이스포츠, 아스날 홈페이지 캡처]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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