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KBS 박민 사장이 편파 보도에 유감을 표하며 대국민 사과했다.
박민 KBS 사장 대국민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박민 사장을 비롯해 이춘호 전략기획실장, 김동윤 편성본부장, 장한식 보도본부장, 임세형 제작1본부장, 조봉호 경영본부장이 참석했다.
이날 박 사장은 "그동안 KBS가 잘못한 점 사과드리고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 다지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올해는 KBS가 공영방송으로 출발한 지 반세기가 되는 해다. 하지만 지금 KBS는 절체절명의 생존 위기에 직면해 있고, 그 중심에는 신뢰의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으로서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국민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BS 9시 뉴스의 검언유착 오보, 오세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직전 생태탕 의혹 보도, 김만배 녹취 보도 사건, 고 장자연 사망 관련 후원금 사기 혐의를 받는 윤지오에게 허위 주장 펼치도록한 것 등을 대표적인 사건들로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이런 사례 외에도 KBS 뉴스는 지난 몇 년간 불공정 편파 보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TV나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일부 진행자가 일방적으로 한쪽 진영의 편을 들거나, 패널 선정이 편향된 경우가 있다"고 짚으며 "지난 몇 년간 공정성 비판이 거듭됐지만, 형식적인 사과나 징계에 그쳤을 뿐, 과오가 되풀이 됐다"고 했다.
"앞으로 이런 사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공정 편파보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해당 기자나 PD는 즉각 업무에서 배제하고 최대한 엄중하게 징계하겠다"며 "주요 불공정 방송의 경위와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관련 백서를 발행하겠다. 회사 측이 해당 사안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살펴서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도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불공정 편파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도 시행하겠다"며 무분별한 속보 경쟁하지 않고, 확인된 사항과 그렇지 않은 사항을 분명하게 구분, 익명 보도는 최대한 자제할 것을 알렸다. 또한 팩트체크 활성화, 오보 발생시 즉각 사과, 정정보도는 뉴스 첫머리에 보도 등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저는 앞으로 방송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KBS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고도 했다.
방만 경영 문제도 이야기했다. 박 사장은 "KBS는 국민으로부터 지난해 무려 7천억 원의 수신료를 받았다. 그럼에도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경영으로 지난해 1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는 약 8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그리고 국민의 신뢰 상실로 수신료 분리징수를 하게 됨에 따라 과거 IMF나 금융위기보다 더한 비상 상황을 맞게돼 기존 경영 방식으로는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며 특단의 경영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 자신과 여기 계신 임원들은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솔선수범해서 임금 30%를 삭감하겠다. 나머지 간부와 직원들도 동참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한 "명예퇴직을 확대 실시해 역삼각형의 비효율적인 인력 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인사 시스템도 검토한다. 박 사장은 "입사하면 능력과 성과에 관계없이 누구나 상위 직급으로 올라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제작비 낭비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 제작진의 능력과 무관한 순번식 제작 관행을 없애고 능력 있고 검증된 연출자들을 집중 지원하겠다. 프로그램별 예산 투입과 수입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해 제작 비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고도 알렸다.
이어 "파괴적 혁신을 통해 스마트하면서도 효율적인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 여러분 저희들은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의 회초리를 받을 각오가 돼 있다. 시청자의 목소리에 더 활짝 귀를 열고 더 가까이 다가가는 진정한 공영방송 KBS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사장과 임직원들이 모두 앞으로 나와 고개를 숙였다.
한편, 박민 제 26대 KBS 사장은 지난 13일 취임했다. 박 사장은 1992년 문화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과 정치부장, 편집국장 등을 거쳤으며,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및 관훈클럽 총무 등을 역임했다. 임기는 김의철 전 KBS 사장의 잔여 임기인 2024년 12월 9일까지다.
사진=KBS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