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토트넘 홋스퍼 올시즌 상승세를 이끄는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이 첼시전 패배 뒤 상대팀 레전드 수비수이자 잉글랜드 대표팀 대선배인 존 테리와 SNS 설전을 벌였다.
테리는 8일(한국시간) SNS에 자신의 아내와 함께 한 바에서 술을 먹는 사진과 영상을 게재했다. "첼시가 토트넘을 4-1로 이긴 밤에 테킬라를 한잔 마시니 춤추고 노래하게 된다"며 친정팀 승리 자축하는 글귀를 같이 작성했다.
첼시가 토트넘 홈구장으로 원정 경기를 떠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경기서 4-1 승리를 따낸 것에 대한 자축이다.
토트넘은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기가 전반전과 후반전에 각각 레드카드를 받고 쫓겨나 2명이나 적은 수적 열세에 시달렸다. 1-1로 잘 버텼으나 후반 30분 이후 니콜라스 잭슨에 해트트릭을 내주며 대패했다.
이 게시물을 본 매디슨 기분이 좋을리 없었다.
매디슨은 곧바로 손가락을 놀렸다. 그는 테리의 게시물에 "맙소사, 전반 15분까지 11대11 경기를 펼칠 땐 눈을 감고 있었던건가?"라며 원숭이가 눈을 가린 이모티콘과 함께 댓글로 반격했다.
이는 전반 6분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선제골을 넣는 등 초반 우세했던 토트넘 기세와 이어진 파상공세에 쩔쩔매던 첼시가 결코 가벼운 승리 거둔 것이 아님을 지적하는 댓글로 보인다.
첼시는 2명이 빠진 토트넘을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까지 고전하며 높은 수비라인을 뚫지도 못했다. 심지어 토트넘의 중앙 수비수 에릭 다이어와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인 공격수 손흥민에게 지속적으로 위협적인 기회를 내줬다. 후반 30분 잭슨 역전 결승골 이후 재동점골을 내줄 뻔한 장면이 나왔다.
게다가 매디슨 본인도 첼시의 과격한 수비에 발목을 다치는 부상을 입어 전반 추가시간 교체아웃됐다. 매디슨 입장에선 첼시전 패배가 누구보다 아쉬울 수밖에 없다.
테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배의 공격에 '승자의 여유'를 보이며 박장대소하는 이모티콘을 적었다. 이어 "걱정마라, 익숙해질거다"라며 첼시의 파란색을 상징하는 하트 이모티콘까지 첨부해 매디슨의 성질을 긁었다.
지금까지 무패행진을 달리던 토트넘이 첼시에게 첫 패배를 당하자 매디슨이 분노하니 패배에 익숙해질 것이라는 테리의 공격성이 짙은 농담으로 해석된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해당 답글이) 첼시가 앞으로도 토트넘을 계속 이길 것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매디슨은 다소 호리호리한 체구와 다르게 호전적이고 거친 입담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 10월엔 자신의 SNS에 스페인어로 댓글을 남긴 토트넘 동료 페드로 포로에게 "영어로 말해라, XXX야"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고 10월 A매치 주간에는 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 토트넘에서의 내 역할과 실력이 출중한데 이런 상태로 갑자기 국가대표 경기를 뛰게되니 (토트넘의 무패 흐름이 끊겨) 약간 짜증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등, 솔직하면서 화끈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토트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첼시전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매디슨의 부상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매디슨 장기 이탈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 토트넘 팬들을 그나마 안심시켰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