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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더비' 0-3 완패→맨유 레전드 "레벨이 달라, 정말 끔찍했어" 한 목소리

기사입력 2023.10.30 08:35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레전드들은 친정팀이 라이벌한테 무기력하게 패하는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맨유는 3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맨체스터 더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3으로 완패했다.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강호인 맨유와 맨시티가 격돌하면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이 주목한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는 맨시티 간판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이 2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맨유를 침몰시켰다. 맨시티는 이날 승리로 역대 맨체스터 더비에서 60번째 승리를 챙겼다. 두 팀은 191번 싸웠는데 아직은 맨유가 78승 53무 60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최근 추세를 볼 땐 맨시티가 이를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맨시티의 선제골은 페널티킥에서 나왔다. 세트피스 위기 때 수비에 가담한 공격수 라스무스 회이룬이 맨시티 미드필더 로드리를 페널티 지역 내에서 잡아챈 것이 원인이었다. 곧바로 비디오판독(VAR)이 진행됐고, 주심은 결국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건 '괴물 공격수' 홀란이었다. 홀란은 왼발로 왼발로 낮게 깔아차서 골로 만들었다. 직전 경기였던 코펜하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선방해 1-0 승리를 지킨 맨유 수문장 안드레 오나나는 이번엔 슈팅 방향을 잘못 읽으면서 실점을 막지 못했다.

맨유도 기회가 있었다. 전반 31분 필 포든이 백패스한다는 게 회이룬한테 잘못 배달된 것이다. 회이룬이 페널티지역으로 공을 몰고 돌진했으나 마지막 트래핑이 길었고 결국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후 볼을 간신히 살렸으나 맨유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오른발 슛은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맨시티는 후반 초반 추가골을 터트리며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괴물 골잡이 홀란이 해결했다.

잭 그릴리시가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치고 들어가다가 오버래핑하는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패스를 내줬고, 실바는 재빨리 깊숙한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홀란이 골대 먼쪽으로 순간 이동하며 노마크 찬스를 만들었다. 홀란의 헤더는 골문을 벗어날 수 없었다. 맨유는 홀란을 무방비 상태로 놓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승기를 잡은 맨시티는 기어코 3-0을 만들었다. 후반 35분 로드리의 왼발 중거리 슈팅을 오나나가 쳐냈고, 이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홀란이 잡아 반대편으로 내줬다. 포든이 맨유 선수 2명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오른발로 볼의 방향만 가볍게 바꾸면서, 맨시티가 3-0으로 앞서는 골이 됐다.

경기는 이대로 끝나면서 맨유는 승점 15(5승5패)와 리그 8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순위 도약에 실패했다. 반대로 맨시티는 승점을 24(8승2패)로 늘려 리그 3위 자리를 지켰고, 선두 토트넘 홋스퍼(승점 26·8승2무)를 맹추격했다.





또 이날 경기에서 멀티골을 뽑아낸 홀란은 10경기에서 총 11골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단독 선두를 확고하게 지켰다. 손흥민(토트넘)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이상 8골)를 3골 차로 밀어냈다.

경기 후 맨체스터 더비를 지켜본 맨유 레전드들은 하나같이 탄식을 금하지 못했다. 과거 맨유 전성기를 이끌었던 그들은 친정팀이 무기력하게 라이벌한테 패하는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맨유 레전드 미드필더 로이 킨은 "수준이 달랐다. 맨유 선수들은 모든 면에서 짧았고, 기술적으로나 전술적으로나 맨시티한테 한참 뒤떨어졌다"라며 신랄하게 혹평했다.

이어 "맨유가 좋지 못한 반면에 맨시티는 환상적이었다"라며 "후반전이 시작될 때 맨유는 그렇게 공간을 열어줄 필요가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맨유 레전드 게리 네빌도 "맨유는 정말 끔찍했다. 만약 맨시티가 자신들의 수준으로 경기를 한다면 그들은 리그에서 우승할 텐데, 오늘 그들은 본연의 수준으로 경기할 필요가 없었다. 현재 맨유는 매우 끔찍하다"라며 침통한 심점을 감추지 못했다.

전 맨시티 수비수였던 마이카 리처즈는 "축구 레슨이었다. 믿을 수 없었다. 맨유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라며 맨유와 맨시티의 수준이 달랐다는 점을 인정했다.

맨유 최대 라이벌 리버풀의 레전드인 제이미 캐러거는 "맨유는 약팀들이 하는 축구를 하고 있다"라며 "다른 상위권 팀들은 그런 식으로 경기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대체 그라운드에서 무엇을 하는가?"라고 주장했다.

경기 후 패장이 된 에릭 턴 하흐 맨유 감독은 "기회가 왔을 때 잘 살렸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라며 "페널티킥 판정으로 모든 게 바뀌었다. 더 이상 할말이 없다"라며 공격수들의 골결정력 부족을 지적하면서도 첫 실점의 원인이 된 판정 아쉬움도 동시에 전했다.


사진=AP, EPA, PA Wire/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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