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성지순례'가 MZ 성직자들의 속세 체험기를 통해 유쾌한 웃음과 배움을 줄 전망이다.
MBC 에브리원 '성지순례'가 31일 오후 8시 30분에 첫 방송한다.
'성지순례'는 범인(凡人)들의 욕망 가득한 성지를 찾아 나선 개신교, 불교, 천주교 성직자들의 홀리한 속세 체험기를 담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종교에 귀의해 무욕의 삶을 살아가는 성인(聖人)들이 밤의 홍대, 사주 타로카드 점집 등 금단의 구역인 욕망의 성지를 직접 찾아가 보고 그곳에 얽힌 속세인의 현실적 고민에 귀 기울인다.
김이나, 풍자, 송해나, 김제동이 MC로 발탁, 이전과는 또 다른 색깔의 매력적인 토크를 펼친다.
김태성 제작센터장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진행한 MBC에브리원 '성지순례' 제작발표회에서 "'성지순례'를 기획하게 된 단초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사는 분들을 조명하는 예능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김태성 제작센터장은 "여기에 더 발전이 돼 평범하지 않은 사람을 사는 사람들로 성직자 분들이 계셨다. 속세를 멀리하고 절제된 삶을 사는 성직자분들이 다수의 평범한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떨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성직자들이 속세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즉흥적으로 현장의 사람들과 만나고 느낌을 표출하는 부분에서 예능적 요소를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 모습을 MC들이 VCR로 보면서 맛깔나게 해설과 해석을 해주는 걸 덧붙이면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재미가 있을 거로 판단했다"라고 부연했다.
또 "'성지순례'라는 용어 자체가 종교계에서 신성한 장소를 찾아가는 종교 활동이다. 최근에는 대중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뭔가에 관심이 있으면 직접 방문하고 투어하는 의미의 용어를 비유해 쓰기도 한다. BTS가 자주 가는 맛집이라든가 카페라든가 자주 가보는 걸 BTS 성지순례라고도 하지 않나. 프로그램 제목도 그런 의미에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김 제작센터장은 "첫 회의 부제가 남녀의 성지다. 젊은 남녀가 자주 데이트를 하기 위해 가는 성지들, 만남의 장소들 등을 가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이후 덕후, 패션의 성지 등 다양한 주제로 회차를 이끌어간다"라며 귀띔했다.
프로그램의 중추 역할을 할 김제동은 MBC '편애중계' 이후 3년 만에 예능에 복귀한다.
김제동은 "반갑다. 세 분을 도와 같이 방송하게 됐다. 감사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MC들을 보고 "불안하게 쳐다보지 말라. 잘하겠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제동은 "옆에 잘 묻어서 녹아들도록 노력하겠다. 세 분을 감탄하면서 봤다. TV나 유튜브에서 봤는데 실제로 훨씬 잘하더라. 전문 예능인이 아닌데도 이렇게 잘할 수 있나 했다. 입바른 소리가 아니라 녹화하면서 감탄하면서 봤다"라며 김이나, 풍자, 송해나와 호흡하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성직자들도 마구니가 없으면 존재 이유가 없다. 세 분 마구니와 함께 잘 가도록 하겠다. 세 마구니님들을 따라 잘 녹아들겠다"라고 다짐했다.
실제 종교에 대해서는 "청소년기까지는 교회 학생부 출신이었다. 세월이 흘러 충신교회에 다녔다. 북한산 밑에 진관사에서 가고 있고 종교는 천주교 세례를 받고 있다. 세례명이 있다. 원불교 국제구호단체 홍보대사다. 딱히 종교를 말하기 그렇기는 한데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김이나는 작사가 다운 이지적 언어 표현으로 토크에 품격을 더한다.
김이나는 "난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다. 어떤 종교라고 특정하게 이야기하기에는 열심히 부지런히 정기적으로 다니고 있지는 않다. 식전 기도는 하는데 삶의 지혜는 불교에서 가져온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예상치 못하게 재미 속에서 얻어지는 게 있더라. 그 전에는 땅에 서서 관찰하는 느낌이었다면 세상을 부검해서 관찰하는 느낌이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왜 10대들은 탕후루에 열광을 하고 남녀들은 헌팅포차에 왜 열광할까 하는 것에 '10대들은 놀기를 좋아해서 그렇다'라고 단순하게 접근하기 보다는 큰 시점에서 성직자분들의 시선을 통해 볼 수 있게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유튜브와 방송에서 활약하는 풍자는 유쾌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로 시너지를 만든다.
풍자는 "막내 마구니 역을 맡고 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풍자는 "무교여서 종교적인 지식이 전혀 없다. '성지순례'를 함께하면서 재밌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종교가 어렵고 딱딱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성지순례'를 보면서 종교에 이런 것들이 있구나 하면서 재밌게 볼 수 있을 거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풍자는 "처음에는 (성직자들과의 출연이) 어려웠고 무섭기도 했다. 매운 맛, 마라맛으로 토크하는 사람인데 어떤 부분에서 조심해야 할까 했다. 토크를 나누면서 성직자분들도 나와 같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편해지더라"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나도 선을 넘지 않은 선에서 재밌게 토크하고 있다. 풍자의 매운맛을 성직자분들에게 한다는 건 '성지순례'에서만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얌전히 있지는 않는다. 재미 포인트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라며 짚었다.
송해나는 발랄한 감성으로 대화에 흥을 더한다.
송해나는 "종교가 없어서 종교가 없는 시청자와 공감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겁게 생각하는 종교의 느낌이 아니라 젊은 성직자들이 나온다. 요즘은 기도도 짧아졌다고 하기도 하고 변화가 있더라. 젊은 성직작분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다. 나 또한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바랐다.
종교는 민감한 주제가 될 수 있어 우려가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태성 제작센터장은 "여러 우려되는 부분, 민감하게 잘못 터치할 수 있는 우려도 있다. 그런 부분을 처음에 고민했다. 성직자분들을 섭외할 때 어려운 점이 있었다. 성직자 분이 속세를 돌아다니며 현장의 일들을 본다는 것에서 많이 부담스러워 하셨던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편으로는 이분들이 재밌는 현장에서 속세의 사람들을 보면서 몰랐던 걸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 촬영하면서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면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장소와 소재를 선별할 때 충분히 조율하고 선을 거스르지 않은 선에서 제작하고 있다"라며 걱정을 불식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