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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 1편도 욕은 먹었다...그럼에도 생명력 있다면"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3.09.30 09:30 / 기사수정 2023.09.30 10:35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포화 속으로'(2010), '맨발의 기봉이'(2006) 등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 '아이리스'(2009) 등 수많은 히트작을 제작했던 정태원 감독은 '가문의 영광: 리턴즈'를 내놓기까지 수십년간 수많은 우여곡절, 흥망성쇠를 몸소 체험해 온 한국 대표 제작자이기도 하다.

'가문의 영광6'를 향한 혹평에 답답함을 토로하면서는 "영화 시장이 많이 죽은 것 같다. 몇 년 만에 영화를 다시 하게 됐는데, 확실히 OTT가 나오면서 영화 시장이 굉장히 많이 위축된 것을 피부로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큰 영화를 많은 관에서 한 번에 열었다면 이제는 그 시대는 지났고, 오히려 프랑스 같은 나라처럼 몇백개 관에서 영화를 열어서 길게 갈 수 있도록 하는 배급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다. 지금 이 상태로 가다가는 다 생존하기 어렵지 않을까"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과거에 비해 작품을 바라보는 대중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속도가 빨라진 것은 제작자로 일한 지난 시간들 중 가장 크게 체감한 변화이기도 했다.

정태원 감독은 온라인 상에서 전해진 '가문의 영광6'를 향한 혹평을 접하며 쓰라렸던 마음을 털어놓았다.

"'가문의 영광' 1편 때도 욕은 먹었다. 그런데 그 욕 먹는 것이 퍼져나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다. 2편부터 3편, 4편까지는 욕 먹은 내용이 퍼지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긴 하더라. 그리고 지금은 실시간으로 이 영화를 봐야 할 지 안 봐야 할 지를 바로 결정하게 되지 않나. 그런데 (혹평이 많다면) 그 글을 보고 이 영화를 선택한다는 것은 '나는 바보'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 돼 버린 것이다."



정용기 감독도 "개봉 전 주말에 '가문의 영광6' 무대인사를 갔었다. 극장에서 사람들 웃음 소리는 분명히 들리는데, 매표소 자체가 텅 비어있더라. 저희 입장에서는 많이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니까, 그런 면에서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착잡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정태원 감독의 말처럼)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되는 시점이 된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을 보탰다.

또 "무대인사를 했을 때 중장년층의 반응은 좋았다. 제가 코미디 영화를 연출하면서 가장 기분이 좋았을 때가, '오늘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반응이었는데 이제는 코로나19를 지나고 여러 환경이 바뀌면서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영화를 보는 소비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극장에 가는 비용 자체도 너무 부담스러워졌고 말이다"라고 말을 이었다.

차분히 현실을 되짚으며, '가문의 영광6'가 관객들에게 더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돌아봤다.

정용기 감독은 "그러니 사람들이 더더욱 영화를 볼 때 신중해질 수 밖에 없지 않겠나. 단순한 시간 때우기가 아니라, 정말 이 시간을 극대화시켜서 무언가를 얻으려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젊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그 영화가 가진 생명력이 있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작은 의미라도 나름대로의 존재감을 인정받을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정태원 감독과 정용기 감독은 "'가문의 영광' 1, 2편도 욕을 먹었지만, 10년이 지나고 나면 그 작품을 욕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 오히려 요즘 말로 밈, 짤처럼 돌아다니면서 그 당시의 코미디라고 추억해주기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라고 하는 것은 각 시대마다 평가의 기준이 바뀌지 않나. 그 시대 당시에 어떻다고 평가가 되지만, 또 세대가 바뀌면 다르게 평가되기도 한다. 지금 시점에 '가문의 영광' 1, 2편을 욕하는 사람들은 거의 보지 못했다. 보는 시점에서 그 정서에 맞는지 안 맞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고 보기 때문에, 저희가 지금은 이렇게 좀 욕을 먹었지만 1년 뒤에는 또 어떤 평가가 있을지 모른다고 본다. 영화가 생명력이 있다면, 자기 길을 찾아가게 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사진 = ㈜태원엔터테인먼트,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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