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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침체기, 언제나 존재했던 '호랑이 가면'

기사입력 2006.05.14 04:37 / 기사수정 2006.05.14 04:37

김종수 기자
  '전설을 포효한다' 타이거 마스크(1)






'상한가 종합격투기, 하한가 프로레슬링'



작년초 MMA단체 슈토의 창시자이자 만화 타이거 마스크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제 1대 '타이거 마스크' 사야마 사토루(48)가 다시 돌아온다는 기사가 각 스포츠매체를 통해 보도된 적이 있었다.


"구태여 엄청난 파워나 기술 같은 것을 선보이지 않아도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박력과 투지만 있다면 관중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프로레슬링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관중들에게 자신의 영혼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사토루의 말에서도 느낄 수 있었듯이 50세를 바라보는 그가 잠깐이나마 험난한 링으로 돌아오려던 이유는 단하나 '프로레슬링의 인기회복' 때문이었다.


왕년의 그를 일본 프로레슬링계의 슈퍼스타로 만들어주었던 이른바 '공중살법'(※주1)이라는 화려한 테크닉은 체력이나 나이를 감안했을 때 보여주기 힘들겠지만 그의 등장 자체만으로도 수많은 팬들이나 관계자들은 많은 기대를 하고 흥분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번 밀려버린 시대의 대세·흐름은 다시 회복한다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지난 글에서도 밝혔지만 우리나라에서의 프로레슬링인기는 이미 먼 옛날 얘기가 되어버렸고 '격투왕국' 일본 역시 아시아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사정이 좀 낫겠지만 예전처럼 엄청난 인기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미 실전격투기의 최고봉이라는 K-1과 Pride가 격투기시장을 완전 제압하기 시작했고 이런 상태에서 쇼 위주의 프로레슬링은 점차 단체와 대회의 규모가 작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레슬링 역시 억울한 부분도 많을 것이다.수십년 동안 일본격투기계를 이끌었던 것도 프로레슬링이오, 안토니오 이노끼 등 국민영웅들도 수없이 배출한 종목이 프로레슬링이다.현재 최고의 종합격투기대회로 발돋움하고있는 Pride역시 프로레슬링의 인기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제1회 대회가 인기 레슬러인 다카다 노부히코와 힉슨 그레이시의 경기였으며 이게 흥행이 된다고 판단되자 지속적으로 열게되었고 결국은 MMA의 간판인 오늘날의 Pride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같은 경우가 그나마 프로레슬링의 자존심을 지키고있는 경우이다.헐크 호건, 얼티밋 워리어, 미스터 퍼펙트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들을 배출하던 90년대 초중반 만큼은 아니지만 스티브 오스틴, 케인, 언더테이커, 숀 마이클 등을 중심으로 한 WWE의 인기는 적어도 자국에서만큼은 최고다.미국최고의 실전격투기대회라는 UFC 도 안 된다.K-1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 모습이고 Pride같은 경우는 아직 멀었다.


일본, 미국과 함께 프로레슬링이 가장 발전한 나라로 꼽혔던 멕시코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스타발굴이나 대회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자국 내에서는 인기가 꾸준한 듯 보이며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자신들만의 독특한 기술레슬링을 계속해서 유지하고있는 모습이다.국내의 프로레슬링 매니아들 역시 이제는 미국 일본뿐 아니라 멕시코의 프로레슬링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있는 편이다.


※주1: 작년에 케이블에서 방영되었던 '에어마스터'라는 만화에서 멕시코스타일의 공중살법을 약간(?) 과장해서 표현했더군요. 복면의 레슬러가 나오는데 만화적인 기법은 둘째치고 일단 공중살법의 매력은 잘 보여 주었다고 생각됩니다.일본에서의 인기에 비해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못 끈 것 같습니다.)






인간이 전설보다 먼저일 수는 없다


사야마 사토루를 각종 스포츠매체에 소개된 대로 만화 '타이거마스크'의 실제모델이라 칭한다는 것은 사실 맞지 않다.현란한 발차기와 화려한 공중살법으로 일본과 영국 프로레슬링계의 인기스타였던 사야마 사토루가 '타이거마스크'라는 캐릭터로 등장한 것은 1981년 4월 23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국기관에서 열린 다이너마이트 키드와의 시합에서 첫 모습을 드러낸 타이거 마스크는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와 예술의 경지에 이른 듯한 공중살법을 선보이며 일본 프로레슬링의 붐을 새롭게 일으켰던 프로레슬링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당시 일본 팬들은 그전까지의 프로레슬링 영웅이었던 역도산, 안토니오 이노끼, 오키 긴타로(大木金太郞·한국명 김일)등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그에게 열광했었고 시청률 또한 20%이상을 항상 넘길 정도였다고 한다.


은퇴 후에도 꾸준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동하며 오가와 나오야라는 일본의 또 다른 영웅까지 길러낸 그이지만 사실 국내에서는 매니아층외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전형적인 일본인이라는 것도 조그만 이유가 될 수도 있겠으나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이미 80년로 접어들면서 국내에서는 프로레슬링의 인기가 한풀 꺾였다는 사실일 것이다.


사실 사야마 사토루라는 이름은 몰라도 '타이거 마스크'라는 호칭정도는 다들 알고있을 것이다.60년대 70년대 아니면 80년대 초반까지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전설적인 프로레슬링영웅으로 '타이거마스크'를 기억할 것이며 그 이후의 신세대들이라도 뭐 하는 인물까지 인지는 몰라도 호랑이가면을 뒤집어쓴 레슬러정도는 한번쯤 듣거나 보았을 것이다.


'철권'같은 인기격투오락에도 캐릭터의 하나로 종종 사용되었고 '누들누드'나 '애욕전선 이상없다'등 성인명랑만화(?)등에서도 감초역할로 자주 출연하고는 했다.


'타이거마스크'가 정식으로 국내에 첫 소개가 된 것은 71년도 '소년중앙'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지금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20세정도만 되신 분들이라면 "아하!"하고 무릎을 탁 칠정도로 유명한 '소년중앙'은 특별한 볼거리가 없었던 당시의 소년·소녀들에게 만화, 문화 등 많은 면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주었던 만화종합잡지였다.


이후 '새소년' '어깨동무' '학생과학' '소년경향' '보물섬'등 비슷한 형태의 잡지들이 한동안 치열한 인기다툼을 벌였지만 당시 70년대 초반에는 그래도 '소년중앙'이 으뜸이었다고 꼽는 팬들이 많은데, 거기에는 '타이거마스크'라는 인기만화가 일등공신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국내에서 연재되었던 '타이거마스크'는 가지와라 잇키(梶原一騎)의 원작 '타이거마스크(タイガ-マスク)'와는 약간의 차별을 보이고 있었다.


(계속…)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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