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중 한 명인 필라델피아 필리스 브라이스 하퍼가 300홈런 고지를 밟았다.
하퍼는 31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3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중반까지 홈런은 물론이고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던 하퍼는 팀이 6-7로 끌려가던 8회말 2사 1루에서 좌완 맷 무어의 초구 너클커브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아치를 그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299홈런을 기록하고 있던 하퍼는 이 홈런으로 개인 통산 300홈런을 달성했고, 숨죽이며 그의 타구를 바라본 홈 팬들도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대기록을 축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하퍼의 300홈런은 빅리그 역대 158번째이자 현역 선수로는 12번째 기록이다.
2012년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으로 빅리그 생활을 시작한 하퍼는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2019시즌을 앞두고 13년 3억 3000만 달러(약 3690억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뒤 필라델피아로 이적했지만, 35홈런을 쏘아 올린 2021년을 제외하면 부상과 부진으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남기진 못했다.
올 시즌 역시 팔꿈치 수술의 여파로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 오르지 못한 하퍼는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8월에만 무려 10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정상 궤도에 진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후 하퍼는 "내 머릿속에는 더 큰 숫자가 있더라도 300개의 홈런도 꽤 괜찮은 숫자다. 내가 사랑하는 도시인 필라델피아 팬들 앞에서 기록을 세우게 돼 기쁘다"라며 "매일 경기장에 나가서 훈련하고 뛰는 걸 소중하게 생각한다. 가슴에 '필리스'를 달고 경기에 출전하는 걸 좋아할 뿐이다"고 필라델피아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극적인 투런포가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하퍼의 홈런으로 리드를 잡은 필라델피아는 9회초에만 3점을 헌납하면서 에인절스에 8-1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편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는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2년 연속 150안타까지 달성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