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물어보살'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벼랑 끝에 몰린 소아과 현실에 시름했다.
14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이하 '물어보살')에서는 소아외과 대학교수로 일하고 있는 44세 의뢰인이 보살(이수근·서장훈)들을 찾아왔다.
이날 대학병원 소아외과 교수로 일하고 있는 44세 의뢰인이 등장했다. 의뢰인은 "실제 작년에 개원한 소아과보다 폐업한 소아과가 더 많다. (소아과)전공의가 아예 없는 병원도 허다 하다. 그로 인해 일부 병원으로 환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진료 붕괴 위기에 관해 토로했다.
이어 의뢰인은 "아이가 귀한 시대이다 보니 몇몇 보호자들은 조금만 기분이 상해도 악성 민원을 넣는다"며 "이런 일들이 생기니까 이 일을 좋아하는데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의뢰인은 남편에 대해 "소아청소년과 의사다. 같은 대학병원에서 일하고 있다"며 "원래 ('물어보살'에) 같이 오려고 했는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숫자가 줄어서 전공의 교수마저도 응급실 당직을 서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많은 의료인이 소아청소년과를 그만두려고 하는 이유를 묻자 의뢰인은 "각자 사정이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낮은 출산율이다. 그동안은 환자가 많아서 어느정도 유지됐지만 지금은 유지가 안 된다"고 했다.
이에 서장훈은 "별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비급여 치료도 없지 않나"라고 소아청소년과 부진의 이유를 짚었고, 의뢰인은 공감하며 "아예 없다. 환자들 본인 부담금이 천 원 미만이다"라고 말했다.
서장훈은 "비교적 (수익이) 짭짤한 과들이 있다"라면서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제일 인기가 좋다고 하더라. 유능한 의사들이 다 그쪽으로 가면 훗날 우리 아이들은 누가 보고, 수술은 누가 할 거냐"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소아과 의료진들을 향한 '악성 민원'에 대해 의뢰인은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소아외과 외 다른 과 수술도 필요했던 아이가 있었다. 같은 대학병원이지만 사실 과가 서로 다르기에 두 가지 수술을 한 번에 하기 쉽지 않았지만, 마취를 두 번 하면 힘들까 봐 협진으로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도 한 번에 잘 끝냈는데, 그날 저녁에 보호자가 심하게 민원을 넣었더라. 도와주고도 욕을 먹으니까 기분이 좀 그랬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치료해서 환자가 낫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보람을 느끼고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건데, 신이 아니기에 안 좋은 상황도 있기 마련이다. 행여나 떠나는 아이들을 보면 우리도 항상 처음인 것처럼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며 "그런 일이 생기면 민원이나 의료 소송 등 너무 세게 대처를 하실 때도 있다. 우리가 딱히 잘못한 게 없더라도 부모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지 않나. 근데 무조건 의료진 탓으로 돌릴 때면 속상하다"고 소아 청소년 진료의를 위한 존중이 필요함을 전했다.
서장훈은 "어머니의 건강상 이유로 몇 년 동안 병원을 다니면서 느낀 게 있다. 사실 모두가 힘들다. 환자, 보호자도 많이 힘들지만 거기 병원에 계신 선생님들도 힘들다"고 의뢰인의 마음을 헤아렸다.
사진=KBS Joy 방송 화면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