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미국 작가 조합(WGA)과 미국 배우 조합(SAG-AFTRA)의 총파업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할리우드 신작들의 개봉 연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버라이어티는 소니 픽처스가 '스파이더맨: 비욘드 더 유니버스', '크레이븐 더 헌터' 등의 개봉일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SSU) 영화 '크레이븐 더 헌터'는 당초 10월 6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2024년 8월 30일로 10개월이나 개봉이 연기됐다. 소니 측 관계자는 주연인 아론 테일러-존슨이 두 달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액션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하는데다 프레스 투어를 돌아야 하는 점 때문에 내년 노동절 주간으로 개봉일을 연기해야 했다고 전했다.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스파이더맨: 비욘드 더 유니버스'는 당초 2024년 3월 29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총파업으로 인해 녹음 작업을 할 수가 없게 됐고, 결국 새로운 개봉일을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개봉을 연기해야했다.
이 뿐 아니라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 예정이었던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의 속편은 3개월 정도 밀린 2024년 3월 29일로, '베스트 키드'(가라테 키드) 리부트판도 2024년 6월 7일에서 12월 13일로 연기됐다.
이렇게 개봉일이 대거 연기된 건 작가 조합과 배우 조합의 총파업 때문. 지난 5월부터 WGA가 먼저 총파업에 돌입했고, 지난 12일부터 SAG-AFTRA까지 총파업에 돌입하며 63년 만에 동반 파업이 실현됐다.
이들은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권리 보장과 처우 개선, 스트리밍 플랫폼의 재상영분배금 정산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썬더볼츠', '블레이드', '판타스틱 4' 등 다수의 작품들 개봉일이 연기됐다.
이 뿐 아니라 '아바타' 시리즈의 개봉일이 연기되는가 하면, 워너브라더스도 '듄: 파트2', '컬러퍼플',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의 개봉일을 연기하는 것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되는 가운데서도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대부분의 작가들이 크리스마스 이전에 다시금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고. 파업으로 인해 수입이 전혀 없는 작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디즈니와 넷플릭스 등은 AI 프로그램 관리자들을 고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이들은 작가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경우, 국제연극무대직원연맹(LASTE) 등의 다른 단체에서도 파업 사태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초유의 락다운 사태까지 맞았던 할리우드는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면서 극장가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배우들까지 함께하는 총파업으로 인해 시상식까지 연기되는 상황을 맞이하며 다시금 극장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과연 이들이 코로나19 당시 최악의 침체기를 겪었던 한국 영화시장의 전철을 밟을지, 혹은 이전처럼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서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 소니 픽처스, 마블 스튜디오,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EPA/연합뉴스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