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초보 사령탑으로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던 2023 시즌 전반기를 돌아봤다. 자신이 부족했던 부분이 많았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힘으로 좋은 성적이 가능했다는 입장이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13일 SSG 랜더스와 전반기 최종전이 우천취소된 직후 ""다행히 5할 승률 이상으로 전반기를 마칠 수 있었다. 선수들과 스태프가 정말 잘해줬다"며 "마음을 놓으면 안 되겠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때) 조금은 잠을 좀 잘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2022 시즌 종료 후 팀을 7년 연속(2015-2021)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던 김태형 전 감독과 재계약 대신 2017년 현역 은퇴 후 프로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던 이승엽 감독과 함께 새 출발을 택했다.
두산은 이승엽 감독에 3년 총액 18억 원이라는 우승감독급 대우를 해준 것은 물론 FA 시장에서 4년 전 팀을 떠났던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 양의지까지 데려와줬다.
하지만 두산은 2023 시즌 전력 평가에서 5강권으로 분류되지 못했다. 주축 선수들이 전성기를 지나 3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고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 지난 3월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다른 9개 구단 감독들은 포스트시즌에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팀을 언급할 때 누구도 두산을 선택하지 않았다.
실제 두산은 6월까지 33승 36패 1무로 6위까지 내려갔다. 승패마진 '-3'을 손해 보면서 전반기를 마이너스로 마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의 저력은 위기에서 발휘됐다. 이승엽 감독은 전반기가 끝나기 전 5할 승률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후반기에도 5강 다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승엽 감독은 7월부터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총력전을 선언했다. 불펜 투수들의 3연투를 대기시키는 등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 결과는 지난 1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12일 SSG전까지 9연승이엇고 전반기를 42승 36패 1무, 3위로 마칠 수 있었다.
이승엽 감독은 "우리가 7월을 -3으로 시작했다. 거기서 더 떨어져서 -7, -10까지 가면 10연승을 해야 5할을 맞출 수 있다"며 "아니면 위닝 시리즈를 10번 연속으로 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반기에 5할 회복을 못하면 후반기에도 힘들 거라고 봤고 그래서 총력전을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 준비했고 열심히 했다. 다행히 9연승을 했는데 코칭스태프, 전력분석파트까지 자기 역할을 다 잘해줬다"며 "이기고자 하는 마음도 강했기 때문에 연승 기간에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령탑 데뷔 후 건강이 악화됐다는 농담도 던졌다. 이승엽 감독은 "굉장히 힘들다. 원래 평소 운동을 많이 하는데 감독이 되고 나서는 거의 못했다. 허리도 아프고 목도 아프다. 아픈 곳이 많아졌다"며 "몸이 약해진 걸 느끼는데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한다. 내가 건강해야 선수들한테 큰소리를 칠 수 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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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