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싱어게인(2021)' 첫 우승의 영예를 안으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이승윤. 그는 갑작스러운 인기를 타고 훨훨 날기보다 그저 자신만의 음악과 속도로 '정도(正道)'를 걸어가는 중이다.
이승윤이 지난 주말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023 전국투어 콘서트 도킹(DOCKING)' 앙코르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2월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대전, 용인, 광주를 거쳐 다시 서울을 찾은 이승윤은 생애 첫 스탠딩 공연 '도킹 2023'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양일 7천 여 관객을 동원한 이승윤은 이번 앙코르 공연에서 앙코르 무대 포함 26곡의 무대를 준비하는 열정을 드러냈다. 거침없이 휘몰아치는 '야생마'로 시작해 '웃어주었어'로 끝난 이번 공연에서 이승윤은 그의 음악적 색깔을 엿볼 수 있는 솔로 자작곡부터 밴드 알라리깡숑 발표곡까지 다채로운 무대로 지난 음악 역사를 되짚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지난 1월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 '꿈의 거처' 발매 후 처음 열린 콘서트인 만큼 수록곡들 무대들은 반가움을 더했다. 타이틀곡 '꿈의 거처'를 비롯해 '야생마' '누구누구누구' '기도보다 아프게' '한 모금의 노래' '말로장생' '비싼 숙취' '웃어주었어'까지. 이승윤이라는 뮤지션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사람인지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라이브 무대가 쏟아졌다.
이승윤은 지난 2021년 JTBC '싱어게인' 초대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대중적인 관심을 집중시킨 뮤지션이다. 지난 2011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자작곡으로 본선에 진출, 공식적으로 첫 활동에 나선 그는 2013년 첫 싱글 '오늘도'로 가요계 정식 데뷔했다. '싱어게인'에 나오기 전까지 소위 '무명'의 길을 걷던 그가 '유명' 가수가 되었지만 그의 음악은 변함없이 '이승윤'이다.
'싱어게인' 이후 발표한 두 장의 정규 앨범 면면만 보아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첫 정규 '폐허가 된다 해도'와 두 번째 정규 '꿈의 거처'까지. 이승윤만의 철학과 아이덴티티가 고스란히 담긴 음악들로 꽉꽉꽉꽉 채워진 앨범 속에서 '나는 그저 이승윤일뿐'이란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이번 앙코르 콘서트 첫날 공연에서 그는 히트곡이 하나 없는 자신이 이렇게 큰 홀에서 콘서트를 여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고 했다. 둘째날 공연에서도 언더독은 아니더라도 언더드래곤 정도 되는 것 같다라며 스스로를 대중적인 음악 씬과 구분 짓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10대부터 50대, 60대 남녀노소 폭넓은 연령층의 관객들은 스탠딩석부터 지정석까지 모두 일어선 채 도킹봉(응원봉)을 흔들며 26곡의 무대를 모두 '떼창'했다. 심지어 각 노래마다 팬들이 만든 구호, 도킹봉을 활용한 안무도 존재했다.
탄탄한 실력과 유머러스한 입담, 객석을 들었다 놨다하는 무대 내공 그리고 이를 모두 빛나게 만드는 '팬덤'까지 갖춘 이승윤임을 이번 '도킹 2023'으로 확실하게 입증한 셈이다.
'장르가 곧 이승윤'이라는 공식마저도 '틀'이라는 시선 속에서 자유분방한 음악적 정도를 한 걸음씩 걷고 있는 이승윤. 욕심보다는 책임과 소신을 다하는 뮤지션으로 정진해나가는 그와 동행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유다.
사진=마름모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