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이건 하늘이 도와주는 신이구나 생각했어요."
약 3년 만에 시즌3로 돌아온 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는 이번에도 시청자를 사로잡는 데에 성공했다. 한층 더 성장한 캐릭터들과 그들의 펼쳐나가는 이야기가 마음을 두드렸다. '김사부3'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성장'일 것. 시즌2의 빌런이었던 외과 전문의 양호준(고상호 분)의 변화도 단연 돋보였다.
고상호는 시즌2에서는 '밉상캐'로, 시즌3에서는 돌담져스로 활약하는 양호준의 모습을 그려냈다. 양호준, 박민국(김주헌) 두 사람이 병원과 환자를 위해 뛰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극중 윤아름 역으로 출연했던 소주연 또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눈밭 신을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 전한 바 있다.
고상호 역시 7회의 눈밭 장면이 각별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통보를 받고 다음날 바로 갔다. 대관령을 가는 내내 햇빛이 너무 쨍쩅하더라. '가도 눈이 없을 것 같은데? 오늘 못 찍는 거 아니야?' 하면서 갔는데 터널을 지나자마자 그냥 눈밭이고, 하늘에서 눈이 엄청 오기 시작했다. 하늘이 도와주는 신이라고 생각을 했다. 인위적으로 뿌린 게 아니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촬영 B팀 감독님도 앵글이 잘 나오니까 욕심이 나셨던 것 같다. 정말 6시간 정도 계속 뛰어다녔던 기억이 있다. 뛰었다가 다시 돌아오고 그랬다"며 "편집된 장면을 봤을 때 뭉클하면서도 '잘 나왔구나. 자연이 최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고상호는 "(소)주연이가 저한테 와서 인터뷰에서 이 신을 명장면으로 꼽았다고 얘기를 하더라"라며 "힘들었다. 혈액 운송 상자 무게가 실제로 20kg이 넘는다고 하더라. 그걸 3개를 들고 뛰었다. 처음에 내용물을 다 빼니까 덜렁거리더라. 어느 정도 저희가 무게감을 만들어서 채워야 했다. 그 주변이 다 밭이었으니까 돌멩이를 주워서 안에 넣고 그랬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사실 무겁다는 느낌보다 추위가 더 힘들었다. 다들 고생했다고 하는데 저는 양호준의 입장에서 너무 감사했다. 양호준스럽게 물들게 해준 장면이지 않나. 사실 양호준이 밖에 몰래 나간 건데, 이로운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작가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주헌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주헌이 형은 제가 애드리브를 막 던지면 '못 받으니까 하지 마. 너 얼굴 못 봐' 하시더라. (웃음) 그걸 찍을 때 주헌이형한테 얘기했던 건, 저는 그냥 이렇게 갈 테니까 형은 진지하고 멋있게, 영화 '어벤져스' 같은 느낌으로 가야 한다고 했었다. 그래야 상반된 모습이 잘 보여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또 그는 "캐릭터적인 대화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모니터를 같이 확인하면서 (캐릭터의) 무게감 같은 걸 같이 보고 이야기했던 것 같다. 저는 점퍼를 입었는데 형은 정장을 입으셨지 않나. 끝나고 둘이서 집에 가기 전에 뜨거운 국물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며 웃어보였다.
그야말로 돌담스러워진 양호준의 변화가 이목을 모았던 바. 양호준을 연기하면서 신경 쓴 부분을 묻자 "눈밭 신이 나올 때는 '양호준이 호감형으로 보여지겠다' 했는데 그 뒤에 대본이 나오면서는 '왜 또 이런 말하지? 왜 또 이래?' 했다.이러면 다 무너지는데 하면서 조금 답답하기도 했지만 어떻게 하면 그런 뉘앙스가 안 보이게 할까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전의 양호준 같았으면 (돌담 사람들을) 진지하게 갈라서게 하거나 이간질을 했을 거다. 그런데 이번에는 앞에 캐릭터를 유지한 걸 바탕으로 코믹하고 개그감 있게 소화를 해봐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진만(이경영) 교수를 내보내기 위한 작업을 할 때도 샌드위치를 같이 엮어서 그런 뉘앙스가 안 보이게 노력을 많이 했다. 강동주(유연석)이 왔을 때도 보이콧을 하지 않나. 코믹적으로 해서 그 무게감을 낮추는 방향성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 사건 자체가 좀 커서 아무리 그렇게 하더라도 덮을 수 없는 게 있더라. 그래서 양호준으로서는 조금 아쉽긴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돌담져스 모두가 모인 집들이, 양호준은 환자를 보다 늦게 왔다며 자리에 앉았다.
고상호는 "양호준이 3년 동안 뭐했을까 생각을 해봤을 때 기본적인 잡다한 수술은 다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드라마상에 나오는 건 정말 대수술이지만, 시골에 있는 병원이니까 조그만 수술이 많지 않겠나. (양호준이) 위험도가 낮은 수술들을 도맡아서 해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보이콧 장면, 큰 사건 안에서는 뭔가를 안 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불평불만을 하면서도 했을 거다. 마지막 집들이 장면에서 그런 대사가 대본 상에는 없었다. 저의 의지가 반영된. 마지막까지도 그런 호감적인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은 저의 의지였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엑's 인터뷰③에 계속)
사진=박지영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