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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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 열면 승진하나?" 이춘재, 女 프로파일러 향한 호감에 범행 자백 (꼬꼬무)[종합]

기사입력 2023.06.16 23:24 / 기사수정 2023.06.16 23:24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이춘재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자백 비하인드가 공개됐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 이춘재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된 사건이다. 사상 최악의 미제 사건으로 꼽혔던 이 사건은 33년 만에 DNA가 일치하는 사람이 나타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DNA가 일치한 범인은 부산교도소에서 25년째 복역 중인 무기수 이춘재였다. 2019년 당시 경기남부청 미제사건 수사팀이었던 이성준 형사는 부산에 내려가 이춘재를 만났지만 자백을 받기는 쉽지 않았다. 이춘재 입장에서 공소시효가 2006년에 만료됐으니 조사에 협조할 이유도, 자백할 이유도 없는 것. 특히 이춘재는 자신과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줄곧 시치미를 뗐다. 

결국 이춘재의 자백을 받기 위해 프로파일러가 투입됐다. 이춘재는 접견 전에 밖에 있던 여성 프로파일러들에게 호기심을 보였고 곧 대화를 수락했다. 

프로파일러들은 불편한 건 없는지, 식사는 했는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을 쌓는 일명 라포를 형성해 나갔다. 이춘재는 조금씩 마음의 벽을 허물었고 가정사와 군 시절 무용담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단 화성 사건 이야기만 꺼내면 표정이 변했다. 



이성준 형사는 자신이 원하는 대화만 응하는 이춘재를 애달프게 하기 위해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에 오겠다고 말한 뒤, 약속한 날 일부러 접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 작전은 통했다. 이춘재는 형사들과 프로파일러들이 화요일에 찾아가자 "어제 온다고 하지 않았냐. 왜 어제 안왔냐"고 물었다. 

이에 이성준 형사는 이춘재의 마음을 완전히 흔들기 위해 뒤로 빠진 채, 프로파일러만 들여보냈다. 그러자 이춘재가 "혹시 내가 입을 열면 당신들 승진도 하나. 그럼 내가 이야기 좀 해줄까. 내가 모든 걸 말하면 많이 놀랄 거다. 곤란해질 수도 있다"고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후 이춘재는 종이와 펜을 달라고 하더니 '살인 12+2, 강간 19, 미수 15'라고 구체적인 범행 숫자를 적어내려갔다. 특히 '살인12+2'에 대해서는 "12건은 화성에서 한 거고, 2건은 청주에서 했다"고 설명했다. 처제 살인 사건까지 포함하면 살인만 총 15번이라는 충격적인 고백이었다.  

이성준 형사는 "이미 머릿속에 사건들을 정리한 거다. 살인 사건뿐만 아니라 강간 사건까지 사건 건수, 범행했던 지역들을 정확하게 정리해왔다. 화성 사건의 경우에는 논의 이삭 색이 어땠는지 떠올렸고 직접 사건 현장을 그리기도 했다. 남 이야기하듯이 덤덤하게 말했다. '인간 세상에 악마가 있다면 이춘재가 악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사진 =SBS 방송화면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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