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꾸역 구역 막는 것도 조금씩 배워가야죠."
한화 이글스가 애지중지 관리하는 특급 우완 유망주 문동주는 지난 1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⅔이닝 9피안타 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시즌 5패의 아픔을 맛봤다.
직구 최고구속 159km를 찍는 등 컨디션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앞선 등판과는 다르게 제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 타선이 게임 초반 주루사로 문동주에 운이 따르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3회말 윤동희에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윤동희에 허용한 홈런의 경우 몸 쪽으로 비교적 제구가 잘 된 공이었기 때문에 상대 타자가 잘 쳤다고 밖에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았고 롯데 타자들 배트 중심에 그대로 맞아 나갔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문동주의 13일 게임 투구 내용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보다는 선수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빠른 공의 구위와 스피드만으로 또래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었던 고교 시절이나 타자들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2군과는 다르게 1군은 조금 더 안정된 제구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무리 빠른 직구라고 해도 컨트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1군 무대에서 압도적인 투구를 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문동주가 뼈아프게 새겼을 것으로 믿고 있다.
최 감독은 14일 롯데전에 앞서 "문동주는 이제 디테일한 부분들이 가미가 돼야 한다. 타자와 승부를 하다가 안타를 맞는 건 괜찮다"며 "아직은 등판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게임을 끌고 가는 노하우들이 아직은 조금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그러면서 '꾸역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동주가 유망주 껍질을 완전히 깨고 한화는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꾸역꾸역 막는 법도 터득해야 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문동주가 11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4.36으로 첫 풀타임 선발투수로 뛰고 있는 어린 선수치고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지만 한 단계 더 레벨업 하기 위해서는 '버티기' 능력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 감독은 "문동주가 경기 경험을 더 쌓으면서 (노하우를) 터득해 나가야 한다. 선발투수를 하기 위해서는 꾸역꾸역 끌고 가는 게임들도 있어야 한다"며 "컨디션이 안 좋고 주자를 많이 내보내더라도 최소 실점으로 막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동주가 아직은 (꾸역꾸역 막는) 경기들은 없고 잘 던질 때는 확 잘 던지고 못 던질 때는 확 무너진다"며 "아직은 어린 투수인 만큼 이런 부분들이 익숙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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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