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왼발 잘 쓰는 이강인의 장기가 유럽 이적시장을 맞아 환영받는 분위기다.
이강인이 프랑스 최강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향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스페인 마르카는 13일(한국시간) "PSG가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이강인을 관찰한 PSG는 이강인에게 1군 자리를 보장했다"면서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은 이강인에게 1군 및 유럽 대회 출전 기회를 보장했다"고 전했다. 캄포스 단장이 이강인의 팬이라는 뜻이다.
최근 이강인은 자신에게 가장 강한 관심을 보였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협상을 중단했다. 아틀레티코가 마요르카와 이적료 부분에서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12일 스페인 '풋볼데스데마요르카'에 따르면 이강인 측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더 나은 제안을 한 팀이 있다며 협상 중단을 직접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과 아틀레티코의 협상 결렬 뒤 스페인 언론은 이강인의 행선지를 프리미어리그로 내다봤다. 스페인 출신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이끄는 애스턴 빌라를 비롯해 뉴캐슬, 번리, 브라이턴 등 다양한 레벨의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이강인과 지난겨울부터 엮였기 때문이다. 애스턴 빌라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자유계약(FA)으로 풀리는 마르코 아센시오를 데려오려고 했으나 그가 PSG를 선택하면서 새 시즌 중원 보강 멤버로 이강인이 다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PSG가 뛰어들면 판이 달라진다. 카타르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PSG는 파격적인 제안을 통해 프리미어리그를 마음에 두고 있는 이강인을 유혹할 수 있다.
언론에선 리오넬 메시의 퇴단, 네이마르가 방출될 가능성, 킬리안 음바페의 계약 연장 거부에 따른 이적 움직임 등과 맞물려 이강인이 PSG의 새 장을 열어젖힐 '영건'으로 꼽히는 분위기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이강인이 갖고 있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그 중에선 이강인이 왼발에 강하다는 점이 꼽힌다.
전형적인 왼발잡이인 이강인은 어느 덧 프리킥과 크로스 등을 수준급으로 구사할 정도의 레벨까지 올랐다. 지난해 말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교체로 들어가자마자 칼날 크로스를 올려 조규성의 추격골을 도운 것이 대표적이다. 축구 경기에선 킥이나 크로스의 각도상 왼발로 차야할 상황이 종종 벌어지는데 이 때 이강인의 왼발 능력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마침 PSG에 마땅한 왼발잡이가 없다는 것도 이강인 입장에선 다른 선수와 차별화되는 이유다. '축구의 신' 메시가 마법과 같은 왼발을 앞세워 PSG의 각종 킥을 도맡아 찼으나 그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하면서 그를 대체할 왼발잡이가 없는 상황이다.
PSG가 한 때 맨시티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에 러브콜을 보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실바가 왼발을 잘 쓰니 PSG에 없는 능력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강인이 PSG에 오면 메시 만큼은 아니어도 왼발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매력적인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SG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내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이적료 2000만 유로(약 270억원)를 문제 없이 지불할 수 있다. 7억원 수준인 이강인 현재 연봉의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유혹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의 꿈도 PSG에서 당연히 가능하다.
프랑스 최고 명문에서 이강인의 왼발이 춤을 출 날이 다가올지 흥미진진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