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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타격 7관왕?'…이대호의 위대한 도전

기사입력 2011.06.06 15:40 / 기사수정 2011.06.06 15:40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이대호의 방망이가 야구계를 흥분시키고 있다.

정확한 통계를 잡을 수는 없다. 하지만, 전 세계 어느 야구 선수라도 쉽사리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것임엔 틀림없다. 롯데 이대호(29)의 방망이가 치솟는 기온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5일 사직 LG전서 시즌 15호 투런포를 폭발, 4타수 1안타 3타점 1득점을 만들어내며 득점과 도루 부문을 제외한 타격 주요 6개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 여름 사나이, 집중 견제도 문제없다  

6일 현재 이대호는 타율(0.372) 홈런(15개) 타점(47개) 최다안타(68개) 출루율(0.473) 장타율(0.667)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 부문에서는 36개로 39개의 박용택(LG)에 뒤져있지만, 추격하지 못할 격차는 아니다. 본인은 개인 기록보다 팀 성적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타격 7관왕을 2년 연속 차지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센세이션이다.

이대호는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했다. 작년 9경기 연속 홈런이 나온 시기도 8월이었으며, 그 시기 출루율 부문을 제외하고 나머지 6개 부문서 사실상 타이틀 홀더를 확정했었다. 심지어 작년 시즌 막판 치열한 혈전을 벌였던 박석민(삼성)과의 출루율 경쟁도 의도적인 결장 같은 꼼수 없이 정당한 출장 끝에 당당히 타이틀을 따냈다. 심지어 지난 시즌 막판 이대호는 잔부상으로 경기 출장이 쉽지 않았으나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이 우려돼 출장을 강행한 바 있었다.

사실 이대호의 2년 연속 타격 7관왕 달성이 그리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올 시즌 놀라운 타점 사냥을 펼치고 있는 이범호(KIA, 46개)와 타율(0.369) 안타(66개) 부문서 '클래스는 영원하다'를 증명하고 있는 이병규(LG), 꾸준함으로 승부하는 신형 거포 최형우(삼성, 홈런 12개) 등이 이대호를 시즌 끝까지 괴롭힐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대호는 약점이 거의 없는 완성형 타자다. 상황에 따라 홈런과 안타를 때릴 줄 아는 능력을 갖췄다. 작년 엄청난 견제를 이겨내면서 이제는 스스로 페이스 조절이 가능한 경지에 올랐다. 5일 홈런포로 작년에 이어 올 시즌에도 전구단 상대 홈런을 달성했다. 타격 7관왕 달성이 결코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렵다고 단정 지을 일도 아니다.



▲ 대박 보장

흔히 매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를 두고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한다. 이대호가 올 시즌 2년 연속 타격 7관왕에 혹여 실패하더라도 도전 그 자체로 '명품 클래스' 타자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작년 한 번은 소위 말하는 '크레이지 모드'였다고 해도 올 시즌 또 다시 7관왕을 달성하거나 그에 준하는 기록을 만들어낸다면 이대호의 가치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폭등할 것으로 보인다.

마침 올 시즌을 마치면 이대호는 생애 첫 FA를 행사할 수 있다. 어느 구단이든 국내에 남을 경우 2003년 가을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던 심정수(은퇴)의 4년 최대 몸값 60억원을 훌쩍 뛰어 넘을 것이라는 게 야구계 안팎의 정설이다. 하물며 2년 연속 7관왕이나 그에 준하는 기록을 낸다면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국 리그에서 낸 기록만을 세계 최고 순도로 치는 메이저리그와는 달리 일본 구단의 배팅의 강도는 더욱 커질 게 자명하다. 이미 지난달 중순 일본 라쿠텐 영입 타진설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대호는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실제 그는 롯데를 올 시즌 우승시키겠다는 일념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도 사람이기에 향후 개인적인 진로에 대해서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어쨌든 롯데든 개인이든 누구를 위해서든 이대호의 7관왕 타격 도전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없는, 그 자체로 위대한 도전이다. 아직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어쩌면 이대호가 2011년에 한국야구 역사를 새로 쓸지도 모른다. 

[사진=이대호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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