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가수 김동률이 4년 만에 신곡 '황금가면'으로 컴백한 소감을 전했다.
12일 김동률은 "오랜만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을 게재하며 자신의 음악을 기다렸을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인사를 음악으로 정하고 싶었다며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살아내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라고 그간 코로나19를 겪었던 대중의 안무를 물었다.
김동률은 코로나 시기가 한동안 너무도 낯설고 생경했다며 "새로운 음악이 늦어지게 된 이유는, 아마도 무엇을 노래해야 할지 잘 모르겠던 게 가장 컸던 것 같다"며 근황을 전했다. 그는 "무엇을 노래해도 혹여 사치스럽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있었고, 팬데믹 시기의 음악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할 때 뮤지션으로서 의욕을 상실했던 시기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동률은 '음악을 좋아하는 리스너'로 돌아가보겠다는 의지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고, 클래식 피아노 레슨과 운동을 시작한 근 2년 간의 일상을 전했다.
그는 "'황금가면'(신곡)을 듣고 적잖이 놀란 분들이 꽤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저는 팬데믹의 끝을 이 노래로 닫을 수 있어서, 그리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열 수 있게 되어서 개인적으론 기쁘고 후련하다"고 신곡으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런 시기를 겪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제가 이렇게 여러모로 과감한 시도를 할 순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 곡을 작업하면서 스스로 많이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동률은 작업을 함께한 팀에게 감사를 전하며 오랫동안 자신을 기다려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동률은 지난 2019년 8월 '여름의 끝자락'을 발표한 후 약 4년 만에 컴백했다. 신곡 '황금가면'은 그의 데뷔 이후 가장 빠른 BPM의 곡으로 김동률은 파격적인 음악 변신을 시도했다.
이하 김동률 전문.
오랜만입니다.
생존점을 기왕이면 음악으로 찍고 싶은 마음에 망설이고 미루다 보니 너무 늦어버렸네요. 그동안 무탈하게 잘 지내셨는지요.
사실 한동안은 이런 안부 인사를 올리는 것조차 망설여졌습니다. 세상이 동시에 멈춰버린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전혀 아무렇지 않았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었겠습니까.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살아내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모두들 정말 수고 많았어요.
저에게도 역시 이 예상치 못했던 긴 휴식기는 마냥 재충전의 시간으로만 기억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크게는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인류의 한 사람으로서, 작게는 대한민국에서 대중음악을 하는 음악인으로서, 그동안 갖고 있던 인생관이나 음악관에 대한 전면 궤도 수정이 필요할 만큼, 눈을 뜨고 맞이하는 매일 매일이 한동안 너무도 낯설고 생경했습니다. 언제쯤 끝나려나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이제 그 긴 터널을 막 벗어나, 모든 것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새로운 음악이 늦어지게 된 이유는, 아마도 무엇을 노래해야 할지 잘 모르겠던 게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무엇을 노래해도 혹여 사치스럽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있었고, 팬데믹 시기의 음악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할 때, 뮤지션으로서 의욕을 상실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맘을 내려놓고,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음악을 좋아하는 리스너로 돌아가 보자 맘먹게 되었습니다. 클래식부터 댄스음악까지 정말 많은 장르의 음악을 가리지 않고 들었네요. 그리고, 늘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미뤄왔었지만 꼭 다시 해보고 싶었던 클래식 피아노 레슨도 받기 시작했습니다. 늘 하다 말다 하던 운동도 주기적으로 꾸준히 했습니다. 한 2년 정도는 이렇게 지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밤 산책을 하던 어느 날, 이제 슬슬 작업을 해볼까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황금가면’을 듣고 적잖이 놀란 분들이 꽤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발라드를 기대한 분들도 많았을 거구요. 하지만 저는 팬데믹의 끝을 이 노래로 닫을 수 있어서, 그리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열 수 있게 되어서 개인적으론 기쁘고 후련합니다. 이런 시기를 겪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제가 이렇게 여러모로 과감한 시도를 할 순 없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곡을 작업하면서 스스로 많이 위로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좋은 음악을 듣는 것도 행복했고, 하루 종일 피아노를 연습하는 것도 너무 좋았지만, 역시나 제가 가슴이 뛰는 순간은 음악을 만들 때구나 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지요. 이제 이 위로를 여러분들에게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 한 곡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할애해 준, 이제는 한 팀 같은 공동 프로듀서 황성제, 정수민, 그리고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 주신 오성근, 전훈 기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멋진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주신 존 박 감독님, 흔쾌히 일면식도 없던 저의 부탁을 수락해 주시고, 열연해 주신 조우진 배우님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랫동안 기다려 주신,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사진 = 뮤직팜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