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이 학교 폭력을 당한 사연을 듣고 분노했다.
8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퍼즐 부부의 남편이 학교 폭력으로 인해 불면증을 앓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남편은 쉽게 잠들지 못했고, "제가 학교 다닐 때 너무 힘들게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까 그거에 대한 안 좋은 게 있나 보다. 2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힘들어하더라. 제가"라며 고백했다.
남편은 "오락실에 가면 게임 같은 거 있지 않냐. 제가 게임 상대였다. 애들이 때리는 애고 저는 맞는 애고. 친구 화장품을 어떻게 하다가 깨트렸다. 물어 달라고 하더라. 내가 실수한 게 있으니까 그게 화장품이 좀 비쌌다. 감당하기 어려워서 친구 (대신) 빨래를 해주고 돈을 깎아주는 식으로 해서. 화장품이 깨졌으니까 유리 같은 게 있지 않냐. 그걸 제 얼굴에 발랐다"라며 털어놨다.
특히 남편은 "잠을 잘 때 발가락 사이에 휴지를 넣고 불을 지르고 그런 걸 몇 번 많이 당하다 보니까 자면서도 이불이 스쳐도 벌떡 일어나게 되고. 도와달라고 요청했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없더라. 가해자는 반성문 몇 장 쓰는 거 그걸로 끝나고 내일 되면 마주쳐야 하고 그런 생활을 이 악물고 버틴 것 같다. 고등학교는 졸업을 해야 취업을 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에 이 악물고 버틴 것 같다"라며 밝혔다.
소유진은 "불면증 때문에 상담이나 병원 가보신 적은 없냐"라며 탄식했고, 남편은 "이걸 이야기도 못했다. 이것 때문에 힘들다고 차마 입밖으로 이야기하기 부끄럽고. 처음에 고등학교 졸업하고 성인이 돼서 누군가에게 털어놨다. 그런 이야기를 쉽게 털어낼 수 없지 않냐. 근데 다음 날 출근하니까 소문이 퍼지더라.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 되겠다' 그렇게 마음을 닫고 있다가 기회가 된다면 이 프로그램 통해서 더 이상 편안하게 잤으면 그런 마음에서"라며 전했다.
남편은 "학창 시절에는 수학여행 그런 거 갈 때 장난으로 했다는 말은 들었다. 반복적으로 하고 기절 놀이라고 그런 게 있는데 (가슴을 압박해) 이렇게 해가지고 (기절하면) 제 볼을 때리고 재미있다고 웃고. 그러다 보니 너무 힘들더라. 사람 사귀는 것도 너무 힘들고"라며 회상했다.
오은영은 "학창 시절에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학교 폭력이라고 하지만 학교 폭력도 폭력이다. 뭐가 문제냐 하면 자아상이라든가 문제를 대처해야 되는 문제 해결 방식이라든가 이런 걸 다 배워가는 만들어가야 되는 그 나이에 학교 폭력을 겪으면 거기에 다 치명타를 입는다. 학창 시절에 학교 폭력을 경험하면 그걸로 평생이 불행하고 괴로울 가능성이 너무 크다. 기숙사 생활을 하셨다면 24시간 연장선이란 말이다. 지옥 같았을 거라고 본다"라며 못박았다.
남편은 "지옥을 경험해 보진 않았지만 진짜 지옥 같았다. 이 이야기를 부모님한테 할 수도 없고 가정이 화목한 것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까 혼자 이겨내는 게 너무 힘들었다. 처음에는 (성인이 돼서) 친구들하고 술을 먹고 그렇게 하다 보니 이겨낸 것 같은데 잠을 잘 때만 불안했다. 악몽도 많이 꾸고"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오은영은 "이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는 건 그래도 남편분 내면 안에 그만큼의 힘이 있는 거다. 이 이야기를 한다고 그 가해자 전부가 개과천선이 되거나 후회를 할까. 모르겠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꺼내는 건 그들을 바꾸기 위함보다는 남편분이 스스로 '나는 그런 일을 당할 사람이 아니었던 거야. 나는 소중하고 귀한 사람이야'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너무 잘하신 거다. 굉장히 용기가 필요했을 거라고 본다"라며 다독였다.
오은영은 "남편분은 태어날 때부터 소중했고 살아오는 내내 그랬고 지금도 소중한 사람이다. 남편분이 귀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대우를 받은 게 아니라 그것은 범죄이자 가해자들이 100% 잘못한 거다. 그래서 남편이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존엄성이 변하지 않는 거다. 너희들이 어떻게 해도 나라는 인간은 내 아내한테는 추운 데 나와서 발을 동동 구르고 기다릴 만큼 나는 귀한 사람이야. 이 마음을 변하지 않고 갖고 있는 것이 결국 그들에게 이기는 거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며 당부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