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조은혜 기자)
“야, 너 12년도에 입단해서 우리 LNG에서 훈련할 때, 내야를 못 넘겼잖아. 기억하지?”
“그쵸, 한숨 많이 쉬셨죠 코치님께서. 아유, 쟤 어떡하나.”
“근데 지금은 홈런을 치는 타자가 됐어요.”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 랜더스는 4일 문학 KT전에서 10-2 대승을 거뒀다. 1회부터 최주환의 솔로포, 박성한의 적시타에 이어 최항의 스리런이 터진 SSG는 1회에만 5점을 몰아내고 여유있게 승리를 챙겼다.
시즌 첫 1군 콜업, 첫 선발, 첫 타석에 만든 홈런이었으니 기특할 만 했다. 김원형 감독은 “예상도 못한 결정적인 홈런이었다. 얼마만에 1회에 그렇게 점수를 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인데, 항이가 너무 잘해준 하루였다”고 얘기했다.
김 감독은 “2군에서 잘하고 있어서 계속 체크하고, 눈여겨보고 있었다. 공교롭게 (전)의산이가 최근 부진하고 자신도 없어보여서 2군에서 경기를 하며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 타이밍에 항이가 올라와 항이 덕분에 쉽게 이긴 것 같다”고 칭찬했다.
2012년 입단한 최항의 신인 시절, 당시 김원형 감독은 루키군 코치로 최항과 함께 했다. 김원형 감독은 “항이가 내가 처음 코치 됐을 때 입단을 했다. 처음에는 ‘정이 동생인데, 얘는 왜 이렇게 힘이 약할까’ 그랬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쪽으로, 정이 집 유전자에 뭔가 파고드는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항이도 그렇게 느꼈는지 웨이트도 정말 열심히 하고, 훈련도 열심히 했다. 채워나가려는 모습이 계속 보이더라.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왜소했는데, 체격도 많이 커졌다. 그 정도로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라고 전했다.
김원형 감독은 “아픈 손가락 같은 선수냐” 묻는 질문에는 “그 정도까지 아니다”라고 선을 그어 웃음을 자아냈지만, 이내 “그만큼 기억에 많이 남고, 때로는 미안한 마음도 있다. 항상 준비하고, 노력하는 선수다. 꾸준하게 1군에서 경기를 계속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했다.
사진=SSG 랜더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