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고졸 루키 외야수 김민석이 프로 데뷔 첫 선발 출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부모님이 지켜보시는 가운데 1군 무대 첫 안타와 타점을 수확하며 부산 홈팬들에 대형 신인의 등장을 알렸다.
김민석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2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 롯데의 5-3 승리에 힘을 보탰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팀이 3연패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김민석을 2번타자로 선발출전 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민석이 지난 7~8일 KT 위즈전에서 대타로 투입돼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컨디션과 타구질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기대가 된다"는 표현을 써가면서 김민석을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민석은 자신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팀이 1-0으로 앞선 7회말 무사 1·2루에서 KT 투수 박세진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쳐내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프로 데뷔 마수걸이 안타를 결정적인 순간 쳐내는 스타 본능을 보여줬다.
김민석의 활약은 계속됐다. 롯데가 4-0으로 리드한 8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 또 한 번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스코어를 5-0으로 만들었다. 팀이 승기를 굳히는 쐐기타까지 쳐내면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김민석은 경기 후 "첫 선발 출전을 하루 전에 미리 알려주셔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사실 평소 잠을 잘 자는데 이번에는 두 번 정도 깨면서 설쳤다"고 웃은 뒤 "타격코치님이 보내주신 상대방 선발투수 영상을 10분 정도 보면서 다시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나왔다"고 말했다.
또 "서울에 계시는 부모님이 주말 경기는 거의 항상 오시는데 부모님 앞에서 첫 안타를 쳐서 더 의미가 큰 것 같다"며 "첫 안타는 최대한 당겨 치려고 했는데 코스가 좋아서 안타가 됐다. 직구라는 확신을 가지고 타이밍을 맞춰서 치려고 했는데 타구가 내야를 빠져나갈 때는 영화 같았다. 뭔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고 돌아봤다.
관중석에서 울려 퍼진 자신의 응원가는 긴장한 탓에 처음에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안타를 치고 1루에 도착한 뒤 1루 쪽 롯데 응원석에서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며 응원가 울려 퍼진 순간은 "기분이 좋았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김민석은 이제 데뷔 첫 안타의 자신감을 안고 곧바로 다음 목표를 설정했다. 안타 두 개를 발판으로 삼아 다음 경기에서는 첫 장타를 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고교 시절 자신이 약했던 친구 KIA 타이거즈 윤영철괴 프로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민석은 "이제는 장타를 쳐보고 싶다. 홈런이 아니라도 2루타와 질 좋은 안타를 치고 싶다"며 "붙어 보고 싶은 선수는 KIA 윤영철이다. 영철이에게 고등학교 때 많이 약했다. 워낙 제구가 좋은 투수라 삼진도 많이 당했는데 프로에서 맞대결을 해서 이기고 싶다. 장타도 좋고 안타만 칠 수 있어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