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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현 감독 "일베 논란, 오히려 맞은 편인데…억울한 마음도"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3.04.06 22:50 / 기사수정 2023.04.10 13:09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변성현 감독이 최근 '길복순'을 둘러싸고 발생했던 정치 성향 문제 잡음 등을 해명하며 설경구·전도연 등과 함께 작업하며 느낀 소회를 밝혔다.

변성현 감독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3월 31일 공개된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이자 10대 딸의 싱글맘인 길복순(전도연 분)이 회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영화다.

'청춘 그루브'(2012)를 시작으로 '나의 PS 파트너'(2012),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킹메이커'(2022)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변성현 감독은 '길복순'을 통해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함께 작업하게 됐으며, 영화는 지난 2월 열린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부문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



변성현 감독은 이날 작품 이야기를 전하기에 앞서 최근 온라인 상에서 영화 속 몇몇 장면에서 변성현 감독의 정치 성향이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는 누리꾼의 이야기가 불거지며 시작된 논란이 시작된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 논란에 대해 "전혀 의도한 부분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변성현 감독은 "스태프를 통해 연락을 받고 상황을 알게 됐다. '불한당' 때 오해가 있었고, 그 때는 말실수도 있긴 했지만 이번에는 당황스럽더라. 정말 그런 의도 자체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더 당황했다. 같이 일한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했고, 저 스스로는 너무 억울하더라. '이야기가 어떻게 또 이렇게 흘러가지?' 생각했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누리꾼들이 영화 초반 살인청부 임무를 담은 봉투에 '순천-전라'라고 쓰인 부분에서 '서울-한국'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 등 '도시 이름-국가명'이 적힌 봉투와 달리 '순천-전라'만 '시-도'로 표기하는 것이 이른바 '일베' 화법 중 하나라는 의견을 제기한 것에 대해 변성현 감독은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다"라며 해당 부분을 컨펌했던 스태프를 통해 미안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가 아니었다면 아무 논란이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을 더한 변성현 감독은 "(얘기되고 있는) 그 쪽 정치 성향과는 오히려 저는 거의 맞은 편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자꾸 얽히게 되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 번 영화('킹메이커')는 지역감정에 대한 어떤 비판적인 제 시선을 담은 것이었고, 이번 '길복순'은 모순에 대해 다루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분명히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며 "전도연 선배님에게도 제 의도와 상관없이 너무 큰 폐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하다는 연락을 했다. 선배님의 도전을 물거품으로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죄송하다는 연락을 드렸다"고 전했다.

외적 논란과는 별개로 '길복순'은 공개 후 지난 5일 넷플릭스가 발표한 주간 시청 시간 순위에서 비영어 영화 부문 1위를 기록하는 등 많은 주목을 받으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변성현 감독은 오랜 팬이었던 전도연과 함께 작업할 수 있던 것에 기쁜 마음을 표하며 "선배님만큼은 못하지만, 제게도 도전이었다"면서 "선배님과 영화를 같이 하면 너무나 잘 찍어야 할 것 같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반면에 응당 가장 좋은 배우랑 일하고 싶은 것이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그래서 역으로 제안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시나리오를 써야 할까 계속 생각하다가, 사람들이 전도연을 생각했을 때 가장 안할 것 같은 장르를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저 개인 성향도 액션 영화를 기본적으로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기에, 선배님의 도전만큼은 아니지만 제게도 도전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선배님의 체구가 작은 편인데, 물리력을 위반한 어떤 리얼 액션으로 하기보다는 오히려 현실에서 좀 떠있는, 괴리감이 있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최고 연기파 배우가 액션이라는 장르르 하는 것도 모순적이라는 생각이었다. 약간은 뻔뻔하게, 현실에 없는 공간에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도 있었다"고 덧붙이며 오랜 팬인 마음을 넘어 더 치열하게 부딪히며 작품을 만들어나갔던 과정을 밝혔다.

'청춘 그루브'(2012)를 시작으로 '나의 PS 파트너'(2012),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킹메이커'(2022)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변성현 감독은 설경구와는 '불한당', '킹메이커', '길복순'까지 무려 세 작품을 함께 하고 있다.



'설경구를 가장 멋있게 보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감독'이라는 이야기에 대해 변성현 감독은 "모든 스태프들이 정말 이 아저씨를 어떻게 멋있게 만들것인지에 대해서 많이 노력한다"며 설경구를 '아저씨'로 칭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이어 "선배님의 최고의 매력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그냥 '연기'다. 오히려 선배님이 섹시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런데 연기를 하시고, 또 그것을 제가 찍고 있으면서 '아, 이런 부분들 때문에 사람들이 선배님을 섹시하다고 느끼는구나'라고 알게 된다. 선배님을 가장 섹시하게 찍는다는 반응들이 있으면 저는 너무 감사한데, 다른 배우들도 다 그렇게 찍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전했다.

또 "얼마 전에는 '설경구와 변성현의 조합을 그만 봤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봤다. 그런데, 저도 그럴 생각이 좀 있었다. 그런데 청개구리 심보가 있어서 그러면 더 해봐야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더라. 앞으로 다시 선배님과 작업하게 된다면 '어떻게 저런 캐릭터를 연기하지'라고 사람들이 생각했던, 그 모습들로 같이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설경구는 변성현 감독의 페르소나'라는 말에 대해서도 "흔히 본인을 투영한다는 사전적 의미로 얘기한다면, 저는 선배님 캐릭터에 저를 투영해 본 적이 별로 없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그 이야기가 나왔는데, 사실 제가 '페르소나는 아니다'라는 말을 이어서 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그런 것으로 정리가 되면서 뒤의 말을 하지 못했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액션 장르인 '길복순'을 연출하며 "다시는 액션 영화를 연출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에는 "(일반적인) 액션이 들어가는 영화는 할 수 있겠는데, 이렇게 공격적인 액션 연출은 안 할 것 같다. 사람 마음이 어떻게 바뀔 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영화가 액션 영화는 아닐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길복순'은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사진 = 넷플릭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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